[일간스포츠 2004.06.21]
 
"비가 대지를 촉촉히 적시는 한가로운 오후입니다.
꿈 많던 여고 시절을 떠올리고 싶은 분의 신청곡입니다.
호세 펠리치아노가 부릅니다.
레인."최근 우리 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70.80세대를 위한 각종 이벤트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70~80년대 학번을 뜻하는 말로 30대 후반에서 50대 중반까지인
이들을 위해 각종 음악회, 영화제작 등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 ''음악 다방''의 부활이다. .

70~80년대 다방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풍경이 부드러운 목소리의 DJ.
도심과 대학가 주변의 다방이라면 LP판을 틀어주던 DJ가 있어야만 장사를 할 수 있었다.
90년대 이후에는 DJ는 우리 주변에서 자취를 감춰버렸고 추억의 이름이 됐다.

70.80 복고풍을 타고 DJ가 다시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자리잡고 있는 ''21c 쉘부르''가 그 중 한 곳.
2만여장의 아날로그 음반(LP)을 통해 옛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추억의 전달자는 예전 모습 그대로인 디스크 자키(DJ).
화려한 디스크 쇼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음악을 전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30년 전 추억 속으로 되돌린다.
길게 늘어뜨린 장발, 빛 바랜 청바지에 BB농구화까지 그 시절
''영원한 오빠'' DJ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21c 쉘부르에서 DJ로 활동하고 있는 장민욱 씨(49)는 대한민국 대표 DJ 중 하나.
각종 방송과 신문.잡지 등에서 팝 칼럼니스트로 활발히 활약하고 있다.
그는 "21c 쉘부르는 청춘의 낭만과 추억을 되살리고 싶은 아줌마,
아저씨들을 위한 소중한 장소"라고 말했다.

이곳 음악다방을 주로 찾는 손님은 30~50대.
갈래머리 여고시절을 추억하며 수다를 떨고픈 아주머니들,
라이브 음악에 술 한잔 하려는 직장인들,
커피 한잔을 시켜 놓고 시간여행을 떠나고 싶는 노부부들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음악을 들으면서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고 있다.

일만 하던 과거의 중년세대와 달리 요즘 중년세대,
즉 70~80들은 소비와 생산, 문화와 여론의 주체로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따라서 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경제상품이 앞으로도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 박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