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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8-13 17:17
음악의 상처, 상처의 음악-3
 글쓴이 : 달노래
조회 : 1,724  



II- 상처의 음악


사랑을 잃는 것은
호명할 대상을 잃는 것이다.

수지, 연정, 상아, 희숙...
눈 뜨면 부르고, 눈감아도 부르던 대상이
눈 앞에서, 입 밖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하여, 명사로 불려지던 사랑의 대상이
멀어진 시공간속의 “그녀”라는 단어로 대체된다.

사랑을 잃는 것은, 그러므로 또한,
명사로 존재하던 대상이 대명사화해 버리는 것이다.
살아 숨쉬던 명사적 존재들이
단어 속으로 숨어든 대명사로 바뀌는 것은, 아픔이다.

그 뜨거울 때
수지, 연정, 상아, 희숙이였던 명사적 존재들이
야멸차게 3인칭의 객관화된 ‘그녀’로 바뀌는 아픔은
사랑을 앓아본 모든 인류의 아픔이기도 하다.
가슴 속 누구나 ‘그녀’를 품고 평생을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여 사랑은, 평생의 아픔이 되기도 한다.
***

차이콥스키 4,5,6번- 내가 아는 한 이 음반의 자켓은 모두 3종이다.
최근 새로 발매된 일본 로컬반이 초반 LP의 커버 디자인을 그대로 옮긴 것이고,
CD 시대를 맞아 새롭게 디자인 된 위의 CD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그리고 그 중간 단계에 표지가 바뀌어 나온 LP의
커버가 바로 다음 사진이다.
내게 있어서 므라빈스키의 차이콥스키 교향곡은
반드시 이 음반으로 들어야만 하고,
이 음반만이 온전하게 므라빈스키의 차이콥스키로 인정이 된다.

20여년전 구입했던 이 LP의 므라빈스키반은
지금 내가 갖고 있지 않다. 이 음반의 행방을 찾기 위해선
15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므라빈스키의 차이콥스키 5번을 무척 좋아하던
A에게 예의 그 LP 5, 6번을 남겨(넘겨) 주고
나는, 군대에 갔다.
그리고 다시 3년이 지나 군대에서 돌아왔을 때,
A는 더 이상 내게 존재하지 않는 3인칭이 되고 말았다.
당연히 3인칭의 손에 들려 있을 므라빈스키의
5, 6번도 내게는 남아있지 않게 된다.
그렇게, 모든 게 상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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