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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8-11 16:32
CD와 LP 이야기
 글쓴이 : 허브
조회 : 2,323  

CD와 LP 이야기

우선 LP는 비닐 판에 홈(그루브라고 하죠)을 파서 음성 신호를 기록합니다.
그러면 레코드 플레이어의 바늘 끝이 그 홈을 따라가면서 홈의 모양대로 흔들리게 되고
그것이 증폭되어서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즉, 음의 입구와 출구가 기계적인 신호로 처리되는 것입니다.
반면에 CD는 이걸 디지털화하고 샘플링해서 재생음의 입구가 전자적이 됩니다.

이 단순해 보이는 것이 음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처음 CD가 등장했을 때는 음이 차갑다거나 너무 날카롭다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각 업체에서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요.

1비트 방식이다 혹은 16비트다, 20비트다 이런 것들이 대부분 디지털 음원으로 아날로그 냄새를 가장 근접하게 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 나오는 CD 플레이어는 처음 선보일 때의 엉성함이나 생소함 등이 거의 없습니다.
그저 예전의 기분만을 가지고 '음이 딱딱하다 맛이 없다' 그러는 것이죠.

중요한 부분은 바로 이겁니다.
 '예전의 기분'. 즉, 예전에 LP로 많은 음악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CD를 이상하게 느끼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LP를 그다지 많이 듣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CD가 하나도 생소하거나 이상하지 않을 것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요즘의 CD나 CD 플레이어는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결국 음질에 대해서는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할 수 없습니다.
각자의 취향과 기호이므로.
어떤 사람은 뷔페 식당에 가서도 꼭 밥을 한 공기 챙겨 먹어야 '밥 먹은 것 같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밥통 근처에는 얼씬도 안하고 샐러드와 회, 고기 등만 먹고
'실컷 먹어서 배가 부르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좀더 이야기를 하면 이렇습니다.
음질 비교를 하자면 우리 귀에 들어오는 느낌상의 차이와 수치적으로 나타나는 스펙상의 차이를 비교해 봐야 할 것 같은데
느낌의 차이는 위에서 말씀 드린 대로 개인차가 있으므로 한마디로 어느 것이 좋다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스펙 비교는 가능하겠지요.

우선 재생 주파수 대역에 차이가 있습니다.
CD는 인간의 가청 주파수 대역인 20Hz - 20kHz를 재생 주파수 대역으로 합니다.
이 정도만 해도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최대치의 배려를 한 것이다. 이거죠.
그러나 LP는 그 이하로 또 그 이상으로도 수록이 가능합니다.

못 듣는데 무엇 때문에 재생하느냐? 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기본파와 비가청 주파수 대역의 음파가 둘이 만나면 합쳐지고
그래프 상으로만은 짐작할 수 없는 또 다른 변조(고조파? 혼고조파? 이걸 뭐라고 하는지 그 용어는 잘 모르겠습니다.

무슨 무슨 wave라고 하는데)가 일어나면서 음색 변화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그런데 CD 는 이걸 인정 사정없이 싹 잘라버렸다는 거죠.

또 다른 차이는 다이나믹 레인지를 들 수 있는데 여기까지 파악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스피커 시스템과 앰프, 소스 기기, 음반 등이 필요하므로
일반 음악 애호가들하고는 좀 거리가 있습니다.

사용 및 보관의 편리성만 생각한다면 당연히 후발 주자인 CD가 월등합니다.
소프트웨어도 CD쪽이 훨씬 유리하구요.

LP 재생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레코드 플레이어와 LP를 구입하셔야 하는데,
요즘에는 들을 만한 LP의 종류가 많은 것도 아니고,
또 좀 들을만하다 하면 그 가격이 CD 가격에 육박합니다(때론 그 이상 몇 배씩 가는 것도 있구요).

또 레코드 플레이어도 거의 단종되어서 토렌스와 린 그리고 일부 하이엔드 업체에서만 만들어내고 있는데
이것들이 가격이 장난이 아닙니다.
턴테이블의 만만치 않은 값은 물론이고 톤 암과 카트리지도 하이엔드로 가려면 엄청나게 듭니다.

예전에는 전축(레코드 플레이어)이 아주 중요한 오디오 시스템의 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인켈이나 아남, 금성, 태광과 같은 국산 업체에서도 세트로,
혹은 단품으로 팔았었지만 이제는 국산으로는 이를 만들어 내는 업체가 없습니다.

결국 값비싼 하이엔드 신품이나
아니면 일반 중고품을 쓰게 되는데(물론 아직도 토렌스에서는 보급형이 나오기는 합니다)
이 턴테이블이라는 게 소모품이라는 점이 또 문제가 됩니다.

특히 우리 나라에 보급된 턴테이블들은 벨트 드라이브 방식이 많은데
오래 쓰다 보면 벨트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걸 어디 가서 고칠 곳이 없다는 점이 문제지요.

문제는 또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시는 오디오 시스템이 무엇인지,
어느 정도의 음악을 들으시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아마도 요즘 사용되는 앰프의 대부분이 LP를 바로 들을 수가 없게 되어있습니다.
앰프 역시 아주 하이엔드 급이거나 좀 오래된 것이 아니라면
아예 포노 입력이 없어져서 출시되거든요.

포노 입력이란 레코드 플레이어의 출력이 상당히 적어서
파워 앰프 증폭에 앞서 프리 단계에서 다시 한번 라인 출력 상태로 증폭을 해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일반 앰프의 테이프나 튜너 CD 등의 앰프 입력은
그 계통이 다 동일합니다.
아무 곳에나 꽂아도 다 소리가 난다는 말이지요(소스 셀렉터만 제대로 되어 있다면)

그러나 레코드 플레이어는 다릅니다.
포노 입력 단자에 꽂아야지요.
요즘 앰프에는 그걸 안 만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레코드 플레이어를 제대로 듣기 위해서는
여기에다가 또 포노 앰프를 구입해야 합니다.
일단 라인 출력 수준으로 증폭을 한 번 해야 하니까요.

그러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 불편한 LP 시스템을 이용하며 일부 예찬까지 하면서,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LP를 사러 돌아다니느냐. 이러한 궁금증이 남으실 겁니다.

여기서부터가 본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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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1. 기존부터 LP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고 또 보유 LP도 꽤 된다면,
  여기에 마음에 드는 음반 몇 장 추가로 사면서 듣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2. 그 때, 그 순간이 기억납니다.
  포크 음악을 듣는 분들이 아마도 이쪽에 많이 해당하실 것 같은데,
  클래식 음악이나 유명 팝 음악과는 달리 우리 나라의 포크 음악은
  CD로 복각해서 시중에 내놓기에는 수지가 맞지 않습니다.
  음반 회사도 회사인 만큼 첫째 목적이 영리 추구일텐데요.
  그러다 보니 예전 LP를 찾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3. 가끔 포크송 퍼레이드 뭐 그런 타이틀로 모음집이나
  유명 몇몇 가수의 음악이 CD로 소개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맛이 틀립니다.

  예전에 노래를 취입한 레코드사에서 그 마스터 테입으로 새 음반을
  제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만 판권 문제와 인세 문제 등등으로
  해당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예를 들어 <김추자 골든 히트>를 만든다면
  30여년 전에 김추자가 노래를 취입한 음반사의 문예부장을 만나서 협의를 하고
  그 마스터 테입을 빌려오는 것보다는 차라리 가수 김추자를 찾아가
  다시 한번 취입하자고 프로포즈하는 것이
  서류상, 판권 소유상 제 경비상 훨씬 이득입니다.
  결국 20대의 육감적이고 일면 청순한 김추자의 목소리가 아닌,
  40대의 비음이 지나치게 많은 트로트 풍의 김추자 새음반이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전 LP를 찾지요.

4. 3번의 이유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만
  윤형주, 양희은, 송창식 이렇게 아직까지 현업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은 좀 나은 편입니다.
  새로 취입하기가 수월하니까요.
 
  맛이야 조금 변했다 해도...
  그런데 미국에, 일본에, 호주에, 이민가신 그때 그 당시의 여러 가수들은 어떻게 할까요?
  (이상하게 이민 가신 분이 많더라구요)
  다시 모셔다가 노래 연습 좀 부탁한 다음 음반 취입한다는 게 가능할까요?
  또 가능하다고 해도 그 때 그 맛이 나올까요?
  아마도 힘들 겁니다.

  그러면 그분들의 노래를 마음에 간직하고 있던 우리들로서는 어떻게 해야합니까?
  여기서 답이 나옵니다.
  비싸더라도, 음질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LP를 구해서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5. 아주 아주 다행스럽게 초기 녹음 테이프로 CD 복각한 음반이 발매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걸 작업하는 사람들입니다.
  이 무관심한 아저씨들이 마구 손을 댑니다.
  풀룻 반주가 나올 때 연주자가 급하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
  기타 코드를 바꿀 때 줄 위에서 손이 샤삭 스치는 소리,
  전기 기타의 하울링 소리..등등 이걸 모두 잡음이라 간주하고 지워버립니다.

  네, 아주 깨끗하고 말쑥한 음악만 남습니다.
  마치 포마드 잘 발라서 뒤로 가지런히 넘긴 캬바레 아저씨의 헤어스타일과 같이 됩니다.
  하지만 제가 들었던 소리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마스터 테입이 워낙 오랜 기간 동안 방치되어 있다보니,
  또 그 당시의 녹음 수준이 지금에 비해 많이 열악하다 보니
  불필요한 잡음과 에러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맛에 별 애착이 없는 무정한 아저씨들은 어떤 걸 없애고
  어떤 걸 살려야 하는 지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불필요하다 싶으면 없애고 보는 것이지요.

  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여건만 된다면 그 작업 현장에 끼어 들어 의자 놓고 옆에 붙어 앉아서
  하나 하나 체크해가며 이건 살리자, 요건 없애자 잔소리하고 싶습니다.

  결론은
  현재 레코드 플레이어를 쓰고 있지 않은 사람이 새로 LP 재생 시스템을 갖추려고 할 경우,
  LP를 많이 가지고 있거나,
  예전에 듣던 아날로그 소스의 풍미를 잊지 못하여
  그것을 꼭 찾아 듣고 싶다는 경우에만 LP 시스템으로 발 들여놓을 것을 권합니다.

  하드웨어든 소프트웨어든 입맛에 맞는 것을 구하기도,
  다루기도, 게다가 그 가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차라리 현재의 오디오 시스템에 투자해
  업그레이드를 꾀하는 것이 나을 듯 싶습니다.

  즉, 현재 보유하고 있는 LP가 전무한 상태라면
  굳이 LP 재생 시스템을 갖추고자 한다는 것은,
  물론 취미 생활이므로 맞다 틀리다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제 기준으로는 부적절(요즘 이 단어가 많이 뜨더라구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참 LP를 관장하는 기기의 정식 명칭은 레코드 플레이어입니다. 
  그러나 CD가 널리 보급되면서부터는 이를 차별화 하기 위해 아날로그 레코드 플레이어라고 합니다.
  흔히 턴테이블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엄밀히 말하면 회전부위 만의 명칭이며,
  레코드 플레이어는 이 턴테이블과 톤암, 카트리지 등의 세 주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출처 http://dragon.dju.ac.kr/~bwkim/cdlp.html <음악사랑>
 

하이드 05-08-13 11:36
 
  그러니까
허브님이 제 턴테이블 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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