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공지 사항
 자유 다방
 꼼방 동사무소
 횡성 카페꼼방 이야기
 책향기 음악편지
 그리버 전원일기
 그대로 앰프얘기
 LOTUS 공방
 관련 사이트
 기자 눈에 비친 꼼방
 갤 러 리
   
   
 
작성일 : 05-08-04 14:40
배우 김미숙씨가 추천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3)
 글쓴이 : 로즈마리
조회 : 2,016  
   _조경식.hwp (109.5K) [33] DATE : 2005-08-04 14:40:16
<방안, 전축에서 브람스의 교향곡 제2번이 흘러나온다. 누군가 곡에 맞춰 콧노래를 부른다. 멀리 사라져 갔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발자국소기, 병마개 따는 소리, 맥주를 컵에 따르는 소리가 이어진다.>

잠깐만 기다려보세요...... 잠깐만......, 지금! 이 소리 들리지요? 이거요! 들리세요? 조금만 있으면 다시 나올 겁니다. 똑같은 마디거든요? 잠깐만요.
이거요! 들으셨지요! 베이스 소리 말입니다. 콘트라베이스요....

......
글쓴이 쥐스킨트는 '콘트라베이스'를 이렇게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다소 긴장된듯한 시작부가 끝까지 계속되지 못하는 것이 저의 책읽기의 한계인지 모르지만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긴장감이 떨어집니다.

그렇지만 소외된 악기 주자가 갖는 작은 소외감과 어쩌면 처연해 보이기까지한 독백이 계속된다. 이렇듯 계속되는 독백 속에 베토벤은 어떤 악기를 모차르트는 어떤 악기를 연주할 수 있고...

동시대를 풍미하였던 음악가 바그너와 브람스를 비교 대립시키는 점들이 흥미롭게 이야기 되고 있는 점이 흥미로운 점입니다.

또한, 스피커 이야기를 할 때 중저역의 관통력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는데 쥐스킨트도 가장 낮은 음을 내는 콘트라베이스 악기의 관통력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어 소리의 특성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조용하게 음을 뜯는다.>
......네, 방금은 피아니시모로 했습니다. 이제 피아노로 쳐보겠습니다......

<조금 더 크게 연주한다.>

...마찰소리에 혼란스러워 하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어쩔 수 없거든요. 현과 마찰할 때 생기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순수한 진동음은 이 세상 어디를 뒤져봐도 찾아볼 수 없고, 예후디 메뉴힌이 연주할 때도 그것은 마찬가지일 겁니다.자, 지금 잘 들어보세요. 제가 지금부터 메조포르테에서부터 포르테까지로 연주해보겠습니다. 그것도 이미 말씀드린 대로 완전히 방음시설이 된 실내에서 해보겠습니다......

<조금 전보다 약간 더 크게연주한다.>

......자, 했습니다. 이제 잠시만 기다려보십시오......
조금만 더요......, 이제 곧 들릴 것니다......

<천장에서 쿵쿵거리는 소리가 난다>

......저 소리요! 들리지요! 위층에 사는 니메이어 부인이 저러는 겁니다. 저 부인은 아주 조그만 소리만 들어도 저렇게 발을 굴러댑니다. 그러면 저는 제 연주가 메조포르테를 벗어났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습니다. 저런 반응만 빼면 아주 좋은 분이지요. 그렇지만 제가 연주할 때 누구든 제 옆에 서서 소리를 들어보았다면, 연주소리가 별로 크지 않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오히려 약하다고 느끼기가 쉽지요. 그런데 제가 지금 예를 들어서 포르티시모로 연주해 본다면...... 잠깐만요......

<연주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시끄럽게 연주를 하고, 귀를 멍하게 만드는 베이스의 소리를 압도하려고 더 큰 소리를 지르며 말한다.>

...워 그렇게 소리가 지나치게 요란스럽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도 이 소리는 니메이어 부인네 집에도 들리고, 관리인이 사는 아래층까지 들리고, 아들 이웃집까지 다 들릴 것이 분명합니다. 사람들이 나중에 전화를 하거든요......

자, 이런 속성이 바로 제가 이 악기가 갖는 <소리 관통력>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아주 낮은 저음의 진동음으로부터 시작되는 힘이죠. 그냥 듣기에는 플루트나 트럼펫이 더 큰 소리를 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관통력이 없어요. 소리가 퍼지는 범위가 거의 없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흔히 쓰는 표현대로 말하자면 무게가 없습니다. 저는 무게가 있지요. 정확하게 따지며 s제 악기가 무게가 있는 겁니다. 그것이 이 악기가 갖고 있는 속성 중 제 마음에 드는 유일한 것입니다. 이것을 제회하면 별다른 것이 없습니다. 그 외에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일 뿐이지요.

......언제나 그 모양이니까 콘트라베이스 독주는 비록 150년 전 이후부터 기술이 월등하게 발전하였다고는 하더라도, 비록 콘트라베이스와 솔로 소나타와 모음곡을 위한 콘서트가 있기는 하지만, 콘트라베이스 독주회를 갖는다는 것은 너무나 멍청한 바보짓일 수밖에 없습니다.


......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는 연극무대에 많이 오르는 작품이기도한데 관련한데 관련한 논문도 나와있어 소개합니다.

휴가철 느긋하게 읽고 들어볼 수 있는 콘트라베이스를 감히 추천합니다.


추신 : 이 소설에 대한 논문도 나와 있는데 뷔히너와 현대문학지의 제20호(2003년 5월)에서 연세대 조 조경식씨가 쓴 “독일적 깊이”에 대한 아이러니로서의 “콘트라베이스”를 첨부해 둡니다.



 
 

Total 124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4 배우 김미숙씨가 추천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3) 로즈마리 05-08-04 2017
3 배우 김미숙씨가 추천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2) 로즈마리 05-08-04 1754
2 배우 김미숙씨가 추천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1) (2) 로즈마리 05-08-04 2024
1 [책향기 음악편지] 게시판을 개설하며... (5) webmaster 05-08-04 2302
 1  2  3  4  5  6  7  8  9

배너광고/월 15만원
Copyright ⓒ 2002~2022 Simpletube.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Simpletube
[이메일 무단 수집거부]와 [개인정보 보호방침](입금계좌 농협 578-02-035576 김용민)
꼼방 운영자 허브 hub0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