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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8-11 13:51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글쓴이 : 로즈
조회 : 3,141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류시화님의 두꺼운 책(920쪽)으로
이 책을 머리맡에 두고 읽고 있는데

이 책을 대할 때마다 부끄러워지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미국이라는 나라를 다시 생각합니다.




아래 콜럼버스 악수라는 연설문은 이로쿼이 족 추장 ‘쳐다보는 말’님의 연설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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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의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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쳐다보는 말(루킹 호스)
이로쿼이 족

편견이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편견이라는 것은 실제로 상대방을 상처 입히고 깎아내리기 위한 것이다. 당신들이 우리 인디언들에 대해 갖고 있는 가장 나쁜 편견은 우리를 ‘붉은 피부’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피부가 붉다는 뜻만이 아니라, 더럽고 불결하다는 나쁜 고정 관념을 그 안에 담고 있다.

당신들은 우리에 대해서 ‘속임수를 쓴다. 잘 둘러댄다. 귀찮다, 무지하다, 우둔하다, 게으르다. 등등의 형용사들을 써대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는 단어가 ’더럽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가슴이 무너진다. 왜냐하면 순수 혈통의 인디언으로서 내 부족 사람들이 얼마나 청결하고 깨끗한 사람들이었는지 알기 때문이다.

기원전(인디언들은 콜럼버스가 나타나기 전 Before Columbus를 기원전 B.C이라고 부른다) 인디언 부족들은 날마다 마을 근처의 흐르는 물에 가서 몸을 씻는 것이 하루 일과의 시작이었다. 마을의 목청 큰 사람이나 부족의 어른들은 새벽이 밝아오기 훨씬 전에 젊은이들과 아이들을 잠에서 깨웠다. 일찍 목욕을 하고 나서 태양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우리의 종교에서 태양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몸을 씻지 않은 채 아침 기도를 올리는 것은 불경스러운 행위로 여겨졌다. 그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 태양이 지평선 위로 모습을 나타내기 전 어슴푸레하게 동이 터오면, 여인들은 아이들을 물가로 데려가 몸을 씻겨, 차가운 물에서 건강한 기운을 얻을 수 있게 했다.

그 시간은 인디언들에게 더없이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몸을 씻으면서 웃고, 농담을 하고, 얘기를 나누고, 장난을 쳤다. 아이들은 물장난을 하고, 개는 짖어대고 , 할머니들은 소리를 질렀다. 병이 들었거나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도 아침 시간에는 반드시 강으로 데려가 몸을 씻겼다. 흐르는 깨끗한 물은 최고의 약이며, 치료의 일부분이기 때문이었다. 인디언들의 삶은 종교적인 믿음에 의해 움직였으며, 우리가 인디언의 방식이라고 부르는 전통에 따라 방향이 정해졌다.

의식과 축제와 기도는 우리 삶에 큰 의미를 가져다주었다. 그것들은 개인이나 부족 전체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축복하기 위함이었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한 개인의 삶이나 부족의 삶에 일어나는 중요한 일들은 낱낱이 기억되고 축하받았다.

인디언들의 의식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땀 천막에서 정화 의식을 거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온몸을 정화하는데 우리 인디언들의 땀 천막만큼 좋은 것이 없다.

땀 천막 안에서 한두 시간 강한 증기를 쏘이면 온몸의 땀구멍이 열리고 몸 속 깊은 곳까지 청결해진다. 이것은 몸의 안팎에 있는 이물질과 분비물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신성한 원도들인 물과 식물과 불과 돌을 이용하고, 거기에 그 사람이 견뎌 내야 하는 고통과 희생이 결함됨으로써 몸과 마음의 정화가 완성되는 것이다.

땀 천막 밖으로 나오면 그 즉시 차갑고 시원한 몸을 던진다. 내가 일기론 이것만큼 정신을 맑게 하는 것도 없다. 오직 그때만이 의식에 참가해도 부족함이 없을 만큼 전화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겨울에 모든 것이 얼어붙는 북쪽 지방에서는 물속에 뛰어드는 대신 눈 위에 몸을 굴리는 것으로 대신했다!

유전 과학자들이 최근에 발표한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이런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인디언들에게 걸핏하면 ‘더러운 붉은 피부’라는 별명을 던진 그 유럽의 이주자들은 과연 얼마나 깨끗했을까? 몇몇 인종학들은 인디언과 유럽 인의 접촉에 관련된 한 가지 수수께끼에 의문을 던지기 시작하고 있다. 얼굴 흰 사람들이 처음으로 우리의 해변에 도착했을 때, 그들은 몸속에 파괴의 씨앗을 운반하고 왔다. 이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백인들의 총과 칼과 십자가에 희생된 인디언 숫자보다 그들이 옮긴 병 때문에 목숨을 잃은 인디언의 수가 훨씬 많다. 말 그대로 수백만 명이 전염병에 걸려 죽었고, 그 결과 부족 전체가 사라지고 문화 전체가 말살되었다.

때로는 백인 정부의 교묘한 정책에 의해 병원균이 전파되기도 했지만, 대개는 얼굴 흰 자들과의 일시적인 접촉만으로도 인디언 부족 전체에 물결처럼 죽음의 경련이 퍼져 나갔다. 말하자면 악수에 의한 대량학살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을 ‘콜럼버스의 악수’라고 부른다.
그런데 유전 과학자들이 수수께끼로 여기는 것은 이것이다. 만일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던 병원균이나 박테리아, 바이러스 때문에 수백만의 인디언들이 목숨을 잃었다면, 왜 그 반대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백인들이 저항력을 갖고 있지 않은 돌연변이 바이러스 같은 병원균들을 인디언들은 왜 몸속에 키우지 않았을까?

백인들에게 병이 옮아 수많은 인디언들이 죽었다면, 백인들 역시 인디언들로부터 낯선 병원균이 옮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런데 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은 것일까? 단순히 백인들이 훨씬 더 강한 신체 조건을 갖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것은 아마도 얼굴 흰 자들이 늘 주장하듯, 백인 우월주의에 딱 어울리는 해석일 것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수많은 병원들에 살다 보면 그것에 대한 면역력이 생겨난다.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논리다. 그건데 우리 인디언들은 애초부터 그런 병원균들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면역력도 없었던 것이다. 어떤가! 이것이 수수께끼에 대한 간단하고 명쾌한 해답이 아닌가.

어쩌면 그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몇몇 과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더 추구해 들어갔다. 그들은 인종 간에 이런 식으로 병원균이 전파되는 것은 매우 드물고 일어나기 힘든 일임을 역사를 통해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는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들은 기원전(콜럼버스 이전) 유럽 인들의 생활 조건과 삶의 방식을 살펴보기에 이르렀다. 신께서 그 유전과학자들을 축복하시기를! 그들 중에서 어려서부터 ‘더러운 붉은 피부’라고 놀림 받았던 인디언이 한명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중세 시대의 유럽인들이 목욕을 끔찍이 멀리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은 목욕이 온갖 질병과 심지어 죽음까지도 초래하는 건강에 매우 해로운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씻는 것을 회피했다.

그들 중에서 가장 깨끗하다고 할 수 있는 귀족들조차도 그런 믿음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런 믿음의 당연한 결과로 생긴 더러움과 불결함을 감추기 위해 귀족 계급들은 화장과 가발을 개발했다. 물론 주로 일반인들 사이에서 돌연변이 세균이 나돌았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병원균과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온상이 된 곳은 다름 아닌 그들의 배설물(더 직접적으로 말해 똥)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들 건강한 백인들은 사실은 똥(더 공손하게 말해 배설물) 속에서 살았던 것이다. 그리고 돼지, 닭, 소들이 사람들과 한 집에서 살았다. 그들의 마을은 실제로 넓은 돼지우리 또는 닭장이나 다를 바 없었다. 사람들의 배설물, 소똥, 돼지, 오줌, 닭똥 등이 한데 뒤섞여 수백 년 또는 수세대 동안 거대한 반죽을 이루고 살았다.

한마디로 말해 유럽은 세균들의 천국이었으며, 평민이 전체 인구의 99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거의 모든 일반인들이 돌연변이 병원균의 온상 역할을 했다. 그 시대는 파리와 구더기와 촌충의 황금시대였다.

유럽 전체가 이처럼 오물더미 속에서 헤엄을 쳤다. 물론 나는 울화통이 치밀어 약간 거칠게 이 말을 하고 있지만, 어떤 과학자라도 조금만 연구하면 내가 하는 얘기가 사실이라는 걸 밝혀 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누구도 다른 사람에 대해 잘못된 고정 관념을 갖고 상처를 입히지 않기를 바란다. 물건이든 말이든 함부로 집어던지면, 그것은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처음에 던진 사람에게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그러니 나의 좋은 백인 친구들이여, 당신들이 원한다면 나를 ‘더러운 인디언’이라고 불러도 좋다. 하지만 제발 부탁하건대, 절대로 내 몸에 손을 대진 말아 달라.




중생 05-09-27 09:48
 
  유쾌하고 멋있습니다..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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