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l("basic"); // 설문조사 ?-->
/?=connect(); // 현재 접속자수 ?>
|
|
작성일 : 05-08-18 10:19
러시아 지휘자 게르기예프와 첫 협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
|
글쓴이 :
허브
조회 : 1,982
|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러시아 마린스키(옛 키로프) 극장을 이끌고 있는
명(名)지휘자 게르기예프와 데뷔 후 처음으로 협연한다.
한때 ‘동양의 마녀’로 불렸던 정경화와
‘키로프의 차르’라는 별명의 게르기예프는
다이나미즘과 열정에 있어선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음악인들.
이들의 첫 협연 무대는 바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9월 23·28일).
뉴욕에 머물고 있는 정경화의 목소리도 호기심에 들떠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저 자신도 어떤 소리가 나올지 너무나 궁금해요.
사이먼 래틀(베를린 필하모닉 지휘자)과는 또 다른 강렬한 맛을 낼 것 같아요.
게르기예프는 리허설을 길게 끌지 않는다고 소문이 자자하던데….”
정경화와 게르기예프가 선택한 레퍼토리는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브루흐의 협주곡은 1972년 루돌프 켐페가 지휘한 로열 필하모닉과의 협연 음반(데카)으로
‘브루흐=정경화’라는 등식을 만들었던 곡이다.
당시 클래식 음악을 듣는 한국 가정에서
이 음반이 서가(書架)에 빠진다는 건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브람스의 곡은 정경화가 2001년에야 래틀과 녹음한 곡(EMI).
정경화의 ‘30년 파노라마’를 엿볼 수 있는 곡 선택인 셈이다.
“브람스와 브루흐는 비슷한 낭만파 시기의 작곡가들이잖아요.
그래서인지 직통으로 가슴을 관통하는 바이올린 곡들을 남겼어요.
흔히 바이올린을 재주 부리는 악기로 알고 있지만,
사실 이 악기의 가장 큰 특징은 노래한다는 점이에요.”
‘호랑이’ ‘마녀’로 불렸던 정경화도 어느새 57세.
세월과 함께 여유와 넉넉함을 갖게 된다는 걸 최근 느꼈다고 한다.
요리를 하다가 칼로 오른쪽 손가락 끝을 벤 것.
“예전 같으면 ‘며칠은 연습을 못 하겠네’라며 안절부절 못 했겠지요.
그런데 지금은 병원에 가서 붕대 감고 온 뒤 별 걱정 없이 푹 쉬어요.”
정경화는 “쉰이 넘으면
물리적으로 더 이상 빈틈 없이 연주하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서도
“기교가 아니라 음악적 완성을 위한 나 자신과의 싸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을 가슴에 담고 산단다.
“컴퓨터와 인터넷, 우주 과학과 생명복제의 시대에
정경화를 열 명쯤은 만들어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똑같이 바이올린을 연주할까요?
시간이 흐를수록 열 명 모두 달라질 거예요.
” 정경화는 “음악은 스스로 느낀 만큼 듣는 사람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속임수가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성현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