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공지 사항
 자유 다방
 꼼방 동사무소
 횡성 카페꼼방 이야기
 책향기 음악편지
 그리버 전원일기
 그대로 앰프얘기
 LOTUS 공방
 관련 사이트
 기자 눈에 비친 꼼방
 갤 러 리
   
   
 
작성일 : 06-09-09 09:01
별들의 故鄕, OST
 글쓴이 : 하이드
조회 : 1,991  



1970년대 고도성장이 노동자·농민의 소외와 함께 드리운 또 하나의 그늘은 향락산업의 발흥이었다. 성장의 결실에서 소외된 계층의 몸부림이 있는 한편에서 소수의 수혜자들은 두툼해진 지갑을 개인적 쾌락을 위해 선뜻선뜻 열고는 했다. 호스티스라는 직업이 일반화한 것이 70년대 들어와서의 일이다. 술집을 찾는 남자 손님들의 말상대 노릇을 하며 때로는 몸을 팔기도 하는 이들은 봉건시대 기생의 후예라 할 만했다.

1972~3년 신문연재를 거쳐 출간된 <별들의 고향>은 이 새로운 직장여성을 본격적으로 등장시킨 소설로서 이른바 `호스티스 문학'의 선도 구실을 했다. 착하고 예쁜 처녀 오경아를 나락으로 이끄는 것은 곤궁한 경제와 운명의 심술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가난 때문에 대학을 1학년에 그만둔 뒤 믿었던 남자에게 버림받고, 가까스로 결혼해 모처럼 안락한 가정을 꾸미는가 했으나 이전의 낙태수술 후유증으로 아이를 낳지 못하게 됨으로써 다시금 버림받은 여자. 호스티스는 그를 기다리고 있는 운명의 이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별들의 고향>이 호스티스라는 직업의 연원과 현상에 관한 사회경제적 성찰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소설은 오히려 경아의 운명의 변전을 개인 차원의 `사나운 팔자' 정도로 치부해버림으로써 동정적인 독자들의 눈물은 자아낼지언정, 전형성의 요건을 충족시키지는 못한다.

어쨌든 경아는 몰락하고, 스물일곱의 이른 죽음을 맞는다. 첫 남자에게 몸을 허락할 때나, 짧은 평생 동안 단 한번이었던 청혼을 받아들이기로 하면서도 `버림받지 않기를' 바랐던 경아는 그 바람도 헛되이 거듭 버림받고 혼자가 되고 만다.

소설의 화자인 화가 김문오가 어느 맥주홀의 호스티스로 있는 경아를 만났을 때 그 여자는 지치고 망가져 `정상적인' 결혼생활에 대한 꿈을 접은 상태였다. 아무런 약속도 할 수 없는 문오와의 관계도 불현듯 끝나고, 한참의 세월이 흘러 보기 흉할 정도로 살이 찌고 몸이 상한 경아는 말한다.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난 이제 지쳤어요.”

그러니, 누구 못지 않게 아름다운 꿈과 선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경아를 이토록 망가뜨린 자는 누구란 말인가.

“그래, 경아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여자인지도 몰라. 밤이 되면 서울 거리에 밝혀지는 형광등의 불빛과 네온의 번뜩임, 땅콩 장수의 가스등처럼 한때 피었다 스러지는 서울의 밤, 조그만 요정인지도 모르지. 그래, 그녀가 죽었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죽인 것이야. 무책임하게 골목골목마다에 방뇨를 하는 우리가 죽인 여자이지.”

<별들의 고향>은 무엇보다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작가의 추산으로는 상·하권 합해서 1백만권이 팔렸다. 이 소설은 또 작가 자신의 각색을 거쳐 영화로도 만들어져 역시 수많은 관객을 모았다. 그 이후 최인호씨는 최고 인기작가이자 청춘의 우상으로 군림했다. 80년대가 이문열의 시대인 것과 같은 의미로 70년대는 최인호의 시대였다. 마침 통기타·생맥주·청바지, 그리고 장발로 상징되는 청년문화가 기세를 올리면서 최인호씨는 가수 송창식씨와 함께 그 상징과도 같은 지위를 누렸다.

그러나 그가 만끽한 대중의 사랑은 평론가를 비롯한 문학전문가들의 내침을 대가로 삼은 것이었다. 등단 이후 참신한 감수성으로 특히 산업사회 속 도시적 삶의 각박함과 소외, 소통불능 등을 섬뜩하게 그려내서 기대를 모았던 그는 <별들의 고향> 이후 `본격문학'과는 거리를 두게 된다. 작가 자신은 “아쉬울 게 없다”는 태도지만, 본격문학쪽에서 보자면 재능있는 한 사람의 작가를 잃은 셈이 된다.

“당신은 참 좋은 작가였다. 그런데 <별들의 고향>으로 대중작가가 되려 한다. 당신은 우리가 옹호하던 작가였다. 그런데 당신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난처한 우리의 입장이 점점 코너에 몰리게 됐다. 그러니 양자 중에 하나를 택일해 달라.”

지난 94년 샘터사에서 새로 나온 <별들의 고향> 앞머리에 쓴 장문의 `작가의 말'에서 최인호씨가 소개하고 있는 작고 평론가 김현의 말이다. 여기서 `우리'란 창작과비평에 대한 문학과지성을 가리키거니와, 인용된 김현의 말은 당시의 문단 분위기와 최인호 문학의 방향전환과 관련해 시사해 주는 바가 적지 않다.

<별들의 고향>에 대해서는 또한 말초적 감각과 감상으로 독자의 비판정신을 마비시켰다는 참여문학쪽의 비난도 가해졌다. 소설의 연재가 시작된 72년 9월은 저 악명높은 10월유신이 선포되기 불과 한달여 전이었다. 소설이 연재되는 동안 바깥 사회를 꽁꽁 얼렸던 한국적 민주주의의 철권통치와 질곡은 이 소설 속 어디에서도 끼어들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것은가령, 마찬가지로 감각주의적 대중소설로 분류되며 역시 영화로 각색돼 크게 성공한 조해일씨의 <겨울여자>가 미흡한 대로나마 당시 도시빈민의 실태와 그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 그에 대한 당국의 탄압 등을 그리고 있는 것과 비교될 법한 점이다.

“낮에는 커피를 팔고 밤에는 약간의 아가씨들을 모집해 맥주를 팔고 있는 좁은 홀 안은 침침할 정도로 조명이 어둡고 탁자와 탁자를 가리는 칸막이가 중국집처럼 놓여져 있어서, 우리들 중 몇몇 짓궂은 축들은 술을 들 생각은 않고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들과 뽀뽀를 나누거나 음담이나를 지나칠 정도로 퍼부어대고 있었던 것이다.”

경아가 주로 근무했던 맥주홀은 역시 70년대적 문물이다. 전문화·첨단화하는 90년대의 술집 풍경은 그와는 같지 않다. 문오의 단골 맥주홀이있던 서울 무교동은 상업지대로 탈바꿈했다. 맥주홀의 90년대적 변종은 룸살롱과 카페 따위일 터이다. 이밖에도 스탠드바니 찻집이니 방석집이니 요정이니 따위가 먹성 좋은 짐승처럼 서울 시 전역을, 아니 서울뿐이 아니라 삼천리 팔도강산 구석구석을 삼켜버린 지 오래다.

그럼에도 방배동과 신사동의 카페골목처럼 술과, 때로는, 몸을 함께 파는 호스티스들의 직장이 밀집된 지역은 있다. 그 풍경이야 뻔하다. 낮에는 도시의 여느 골목과 달라 보이지 않는 그곳은 밤이면 면모를 일신한다. 차라리 그곳은 낮에는 잠들어 있고 밤이 되면 인공조명과 함께 피어난다. 술과 돈과 향수와 정액 냄새가 어지러운 군무를 추는 곳. 90년대의 경아들은 더이상 어수룩하지 않다. 투철한 직업의식과 프로 근성, “즐기면서 번다”는 태도가 더이상 낯설지는 않게 된 것이 이즈음의 사정이다. 이것은 진보인가 퇴보인가.

글 최재봉

출처: http://korean.new21.org/pds_main.php?id=p-history31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잔의 추억



나는 열아홉살 이에요



한 소녀가 울고 있네



사랑의 테마



흰돌 06-10-14 10:41
 
  우와~ 진짜 유명한 노래는 많이 있네요.
이 음악들이 이 영화를 위해 창작 되었던 건가요?
 
 

Total 124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49 Max Raabe - Mein kleiner gr&uuml;ner Kaktus 허브 09-11-20 1412
48 Sam Lee - Undiluted Tone (1) 코끼리아저씨 09-09-21 1354
47 Ali - 365일 (1) 코끼리아저씨 09-08-31 1413
46 첼리스트 [안너 빌스마] 허브 07-08-03 1801
45 Grover Washington 허브 07-08-03 1750
44 더운밤..술한말 묵고... (1) 허브 07-08-02 1567
43 프로그레시브락 그룹 [Focus]를 아십니까? 허브 07-08-02 1884
42 제인 버킨(Jane Birkin)의 노래를 듣습니다 허브 07-07-31 2180
41 컴터 하드와 모니털 바꾸고 나니 다방에서 소리가 않나오니...??? 이지라이더 07-07-04 1486
40 Alvin Toffler가 ‘부의 미래‘에서 지적한 진정한 「프로슈머 꼼방」 (1) fhwm 06-12-24 1888
39 집시 음악의 대가 Sergei Trofanov (세르게이 트로파노프) | (3) 라벤다 06-11-05 1994
38    [re] 집시 음악의 대가 Sergei Trofanov (세르게이 트로파노프) | (2) 하이드 06-11-06 1806
37    Adios, Sergei Trofanov (1) 하이드 06-11-06 1821
36 이별의 노래, 눈물의 훼어리 (1) 하이드 06-10-31 2300
35 별들의 故鄕, OST (1) 하이드 06-09-09 1992
 1  2  3  4  5  6  7  8  9  

배너광고/월 15만원
Copyright ⓒ 2002~2022 Simpletube.com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 Simpletube
[이메일 무단 수집거부]와 [개인정보 보호방침](입금계좌 농협 578-02-035576 김용민)
꼼방 운영자 허브 hub0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