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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10-31 11:30
이별의 노래, 눈물의 훼어리
 글쓴이 : 하이드
조회 : 2,305  




이별의 노래, 박목월 詩 / 김성태 曲
안형일. tenor



눈물의 훼어리

흐릿한 봄밤을
문득 맺은 인연의 달무리를
타고. 먼 나라에서 나들이 온
눈물의 훼어리.
(손아귀에 쏙 드는 하얗고 가벼운 손)

그도 나를 사랑했다.
옛날에. 흔들리는 나리꽃 한 송이……
긴 목에 울음을 머금고 웃는
눈매. 그 이름
눈물의 훼어리……

사람 세상의
속절없는 그 바람을
무지개 삭아지듯
눈물 젖은 내 볼 위에서
승천(昇天)한 그 이름
눈물의 눈물의 훼어리.

사랑하느냐고
지금도 눈물 어린
눈이 바람에 휩쓸린다.
연한 잎새가 펴 나는 그 편으로 일어오는
그 이름, 눈물의 훼어리

때로는
문득 내 밤 기도 귀절 속에서
그대로 주르르 넘치는
그 이름
눈물의 훼어리.

이제 내 눈은
하얗게 말랐다.
사랑이라는 말의 뜻이 달라졌으므로.
하늘 속에 열린 하늘에
고개 지우고 사는
아아 그 이름
눈물의 훼어리.

<난(蘭).기타(其他), 신구문화사, 1959>




목월의 사랑

'사슴' 하면, 노천명이 떠오르지만, '청노루' 하면 박목월이 떠오른다. 목월은 청노루처럼 투명한 이미지를 지닌 시인이다.
최하림 시인이 <<시인을 찾아서>>에서 "큐피드의 축복이 내려, 박목월에게 연모의 시선을 뜨겁게 던지는 한무리 여인들이 있었다면, 서정주는 그 자신이 붉은 눈을 굴리며 여인들을 따라다니고 있었다."라고 밝혀두고 있듯이, 목월에게는 향기로운 로맨스가 따라 다녔다. 목월의 로맨스는 한국 시인으로서는 드물게 향기롭다는 말을 듣는데, 그것은 목월의 아름다운 서정시와 인간됨의 진실성에 기인한 것이 아닌가 한다. 팔 할이 바람이었다고 말한, 당대 최고 시인으로 일컬음을 받기도 한 미당 서정주에게는 목월 같은 로맨스의 향기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라고 노래하는 <이별의 노래>는 목월이 E여대 국문과 학생이었던 H양과의 사랑이 빚어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목월과 H양과의 만남에는 운명적인 요소가 있었다고 한다. 첫 만남은 육이오 피난길의 대구에서였다. 목월은 피곤하고 지친 모습으로 대구의 작은 교회문을 밀고 들어갔는데, 그곳에는 목사 부부와 두 딸이 있었다고 한다. 그 때 처음 만나고 한 두 해가 흘러서 서울의 골목길에서 또 우연히 둘째 딸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날 만나고서는 사랑에 빠져버렸다고 한다.
그들은 급기야 제주로까지 사랑의 도피행각을 펼치게 되었다. 목월은 제주대학, 고등학교 등지에서 시간강사 노릇을 하면서, 처음 한 두 달은 행복했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 혹독하였다. 양식을 구하지 못할 만큼 궁핍한 처지로 전락했다.
겨울 어느 날이었던가 보다. 대학이나 고등학교도 방학이 되니, 시간 강사가 무슨 수입이 있을 턱이 있었겠는가. 추위와 배고픔에 고통 당하고 있을 즈음, 목월의 아내 유익순 여사가 찾아왔다고 한다. 그녀는 두 사람 앞에 보퉁이 하나와 봉투를 내놓고는 조용히 돌아간 것이다. 두 사람이 입고 겨울을 날 한복 한 벌씩과 생활비를 가지고 왔던 것이다.
목월은 겨울이 가고 유채꽃이 만발할 무렵에 H양을 서울로 반강제로 보냈다고 한다. 목월은 H양과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라 아내의 지혜로움과 사회적 체면 등 때문에 가정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때의 심경을 읊은 것이 바로 <이별의 노래>이다. 목월은 H양을 평생 가슴에 담아둔 듯하다. <이별의 노래> 외에도 H양을 생각하는 시가 간간이 나왔다고 하는데, 그 대표작이 <눈물의 훼어리>다.

그도 나를 사랑했다. 옛날에. 흔들리는 나리꽃 한송이……
긴 목에 울음 머금고 웃는
눈매, 그 이름
눈물의 훼어리……

여기서 '눈물의 훼어리'는 물론 H양의 별명이다. 목월은 자서전에도 H양을 얼마나 사랑했는지에 대한 심경을 밝혀두었다.

H양이 누구냐고 묻는 이가 많으나 평생 가장 소중한 이름하나 감출 줄 모르는 헤프고 어리석은 바보는 없을 것이다. 그녀 곁에 있으면 마음은 바다 같은 편안한 충족감을 느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고 입 밖에 내어놓고 표현한 적은 없다. 그녀는 나의 전부였다.

목월은 눈이 몹시 내리던 날 30년만에 직접 H양을 찾아가서 한 번 만나고는, 그 후로는 다시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목월은 30년 동안이나 H양을 잊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있었던 것이다.

이 상옥, 경남해양수산소식 2002. 3월호



이지라이더 07-07-04 04:07
 
  우왓 성공이닷!!!
음악이 들리는데 우와 이건 목월의 불륜? 이 처음?ㅋㅋㅋ@@@%%%5##


노래는 기냥 노래일 때가 차라리 좋을 수도...있는가 봅니다.

목월이 놀았던 거를 알면 차라리 슬퍼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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