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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7-04 07:36
글쓴이 :
허브
![](../skin/board/basic/img/icon_view.gif) 조회 : 1,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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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자리공 ====
詩 전정순
햄버거만한 이파리
과속으로 질주하는 줄기
일년초 미국자리공이 오년생 굴참나무를 가볍게 추월하네
풀은 나무 아래 자라야 한다는
근린공원의 불문율을 지키지 못해
미국자리공, 독초라 불리우네
자랄수록 줄기가 붉어지네
공원 가슴팍에 한 점 주홍글씨가 새겨지네
딤즈데일 목사의 설교가 푸른 조경으로 이어질 때
붉은 불륜 한 포기, 더욱 싱싱해지네
독초란 아무 데도 기대지 않는 것
거름 없이 버팀목 없이 군락도 없이
미국자리공 홀로 무성해지네
구청 직원들의 전기톱날과
인부들 푸른 낫은 피했지만
<토양산성화의 표지, 미국자리공>이 방영되자
누군가 장신의 한 허리를 분질러놓았네
독초란 또 쉽사리 눕지 않는 것
꺾인 줄기가 시드는 동안에도
거듭 남은 곁가지들을 밀어 올렸네
뿌리 속에 단단한 낯가림이 맺히고
환약 같은 열매가 익어가네
미국자리공
다친 짐승 한 마리가 웅크린 채 상처를 핥고 있네
산성의 피가 천천히 스며 나와
벌겋게 공원 흙을 부식시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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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자리공 ======
詩 - 강세화
마침내 스스로 소멸하고 말거야
산성비를 빨아먹고 싱싱한 잎줄기는
용쓰다가 제풀에 독을 품고 쓰러져서
몽혼 상태에 빠지며 깊은 잠에 들 듯
마침내 우리도 그리 되고 말거야
슬그머니 건너와서 독뿌리를 내릴 때
우리가 그르친 일을 이제사 따져본들
머리통이 사막으로 변해버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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