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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5-09-27 13:48
친구 눔 홈페이지 갔다가 가슴 찡한 글이 있어서...
 글쓴이 : fhwm
조회 : 1,486  
친구 눔 홈페이지 갔다가 가슴 찡한 글이 있어서 염치 없이 퍼왔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공개된 글이지만 무단으로 퍼와서 실명은 ** 처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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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추석명절 즈음에는 이렇게 가슴 울컥 되살아나는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정확히 41년이란 세월이 흐른 옛이야기입니다.
저는 지금 시골 장항농업고등학교 3학년이던 그 해 하필 추석날에 아버지를 울렸던 불효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내 나이 엊그제 음력8월13일에 만59살인데 이때까지 그때 저지른 불효가 응어리로 뭉쳐 아픔을 성숙으로 달래고자 몸부림치는데도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답니다.

당시 농촌의 어느 댁이나 살아가는 收入源은 논에서 자라는 벼농사를 수확한 소득이 거의 전부였듯이 우리 집도 겨우 1000여坪의 논에서 생산되는 쌀이라야 지난해 먹고살기도 부족하여 빚진 것 갚기도 부족했던 어려운 살림이었지요.

그러니 저희 7남매 자라면서 끼니 굶기는 다반사로 부모님의 가슴 역시 찢어질 대로 찢어졌을 어려운 가정형편을 쉽게 짐작할 것입니다.

그 해 아버지는 여름농사 대충 마무리해놓고 객지에 나가 돈을 벌겠다고 집을 나가시더니 영 소식이 없습니다.

추석 때는 돌아오시겠지만 아버지 없는 집은 더욱 음산했고 특히 고등학교 3학년 학교기숙사에서 자취하며 등록금은 면제받았건만 무슨 돈이 그렇게 아쉬웠던지 늘 돈 때문에 아버지를 의지했던 저에게는 더욱 아버지가 기다려졌습니다.

찢어지게 어려웠던 시절인데도 운동회나 소풍, 그리고 명절날이 다가오면 마냥 즐거웠던 추억은 분수 모르는 저 혼자만의 추억일지 모르겠습니다만 기억만은 생생합니다.

더구나 필자의 그 해 명절은 집 나가신 아버지가 돈을 벌어오실 것이기에 마냥 들뜬 마음으로 기다려야 했습니다.

드디어 아버지도 집에 오셨고 저도 자취를 하면서 공부하던 곳에서 집에 왔으니 가족모두 만난 그야말로 명절 前夜입니다.

아버지가 벗어 논 옷을 몰래 뒤지고싶은 충동을 억제하며 명절아침 큰댁에서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다녀오면서부터는 오후에는 다시 학교가 있는 소재지로 가야되기 때문에 아버지로부터 돈 받아야할 시간이 무척 두렵게 여겨지는 일순간이었습니다

드디어 나는 아버지 앞에 서서 퉁명스럽게 돈을 요구합니다.
당시 돈으로 차비를 포함, 400여 원을 달라고 했더니 아니 이게 무슨 청천 벽력이란 말입니까.

"지금 아버지 수중에 돈이 한푼도 없다"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그래서는 안 되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토해내는 아버지를 응시하다가 나는 마치 외상값이라도 받아내려는 듯, 빌려준 돈을 내 노라는 듯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무심코 아버지 앞에서 투정을 부리며 마당에 있는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발로 차며 어린 동생들이 보는 앞에서 아버지 심장에 예리한 못을 박았던가봅니다.

그때 갑자기 내 앞으로 다가오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혹시 나를 두들겨 패려나 경계하며 아버지 얼굴을 살피니 전연 그런 얼굴이 아니라 경계를 늦추는데 아버지가 나를 와락 껴안고 소리내어 처절하게 우시는 게 아닌가.
"오늘은 돈이 없지만 다시나가 돈을 벌어올 테니 기다려다오,,,"

너무 갑작스런 순간에 벌어진 상황이라 혹 아버지가 잘못되시는 것이 아닌가 덜컥 겁이 나더군요.

절대적인 아버지가 울다니....
아버지의 우는 모습에 놀란 저는 "아버지 왜 울어요, 아버지 울지 말아요" 울지 않아도 된다고, 울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그러나 아버지는 숨이 멎을 듯 울음소리를 삼키려는 처절한 피 울음을 토해내며 몸부림을 치더군요.

결국 나도 울고 마당가에 섰던 동생들도 울고 부엌 문 앞에 섰던 그 때나이 서른여섯이신 엄니까지 온 식구가 함께 울어버렸던 아픈 추억이 41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생하게 되살아 나를 이렇게 울린 답니다.

"아버지 잘못했어요, 아버지, 다시는 돈 달라고 하지 않을 테니 울지 마세요" 열 여덟 살 고등학교 졸업반인 자식이 요구하는 돈 400원을 주지 못해 자식 앞에서 무릎 끓고 마구 울어버리던 아버지의 당시 연세는 서른 아홉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아버지는 겨우 22년 모진 세상 고생고생 하시다가 1986년 61세일기로 저승 가시던 병원에서 장남인 이 자식의 손을 꼭 붙들고 또 소리 없이 우시던 모습이 나이 쉰 일곱의 이 자식 눈에 아직도 생생하게 되살아온답니다.

명절날 아버지를 울린 불효를 참회하고 있는 저는 10여년전 가정의 달에 고향 종천면의 어느분이「장한 어버이」로 상을 받으신 내용이 방송에 소개되기에 직접 그 댁을 찾아 갔어요.

상 받으신 어른이 살아오신 지난 역사를 더듬으며 작은 예물을 올리고 나오면서 귀한 교훈하나를 확인한바 있습니다.

그 교훈이라는 것은 "아무리 장하신 어버이라도 아들 딸이 훌륭하지 못하면 「장한어버이상」을 받을 수 없다"는 평범한 상식입니다.

장하지 않은 어버이에게 어찌 훌륭한 자식이 있을까마는 설령 어버이는 좀 부족하더라도 자식이 훌륭하게되면 어버이는 「장한 어버이」로 추앙 받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내가 훌륭하게 되었더라면 우리 아버지도 「장한 아버지」로 상을 받으실 수 있었을 아버지를 생각하며 해마다 명절이면 흐르는 눈물을 주먹으로 훔치며 이렇게 살았습니다.

여자들이 드세 지고 여권신장으로 평등사회가 됐기 때문인지 며느리가 시어머니 싸대기를 갈기는가 하면 뺨 맞은 정황을 호소하는 어머니에게 "맞을 짓 했네" 말하는 호로 아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를 보는 세상입니다.

드라마를 시청하는 느낌은 홀로 되신 지 오래인 장모를, 단칸 방에서 혼자 지내시는 어머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이 못되고 독한 눔의 가슴을 후벼파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해마다 명절만 되면 아버지를 울린 죄를 참회하며 부끄러운 고백을 하는 것은 저도 이제야 철이 드는 탓인가봅니다.

그게 아니면 나이 30이 거의돼가는 두 아들의 장성함을 지켜보면서 나는 과연 자식들에게 무슨 기억을 물려주게 될는지 나이 먹음을 부끄러워하는 착잡한 所懷, 바로 그것일겁니다.

그리고 나이 드신 어른들이 종종 오늘의 풍요와 가난했던 조상들 시대를 비교하는 것도 결코 나이 먹은 사람들이 펼치는 청승맞은 궁상이 아니라 어려운 시대를 살아오신 우리 조상들의 역사를 인정하는 마음을 갖자는 취지에서 하는 말일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저의 지난 불효를 참회하는 고백을 들으시며 무엇을 느끼시는지요.


혹 조상의 지나온 역사를 회고하면서 추석 명절을 맞이하는 청소년가운데 저의 고백을 접수했다면 결코 아버지를 울리는 불효자가 없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행여 저와 같이 지난 불효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면 저렇게 꿋꿋이 견디는 천방산 소나무 같은 푸른 기상으로 이제는 눈물을 거두기 바랍니다.

하루빨리 어두운 그늘에서 떨쳐 일어서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내 앞에서 아버지가 울던 추석명절」을 솔직히 고백하는 것이니 너무 흉보지 말기 바랍니다.
---- 아버지! 봄 가뭄에 물 퍼 올리기 힘들고 가을태풍에 벼 엎치면 일으켜 세우기 허리 굽고...

올 봄 적당히 내린 비가 감사하더니 이 추석에는 너무 비가 너무 많이 왔다네요.

그리고 아버지 저승가실 적 여덟 살이던 **이가 사범대학을, **이가 예술대학을 2년전 모두 졸업하여 **이는 지난해부터 고등학교 교사가 됐고 **이는 금년초부터 국민배우 ***님 비서가 되어 어제는 영화 '묵동'촬영지인 몽골 현장에 따라갔습니다.

그리고 아버지! 제가 지난 열 사흘날로 쉰 아홉 번 째 생일 을 맞았습니다.

머리염색을 계속하고있지만 지난주 목사님 설교에서 머리염색하면 아주 좋지 않다고 하니 이제 안 할 랍니다.

아침에 아파트승강기 거울을 통해 제 얼굴을 보는 순간 어쩌면 그렇게도 아버지의 생전모습과 똑같은지 깜짝 놀랜답니다.

아버지! 지난 추석날 아침 **이랑 **이랑 엄니랑 애들데리고 추도예배드리면서 아버지! 아버지! 마구 부르며 울고 싶대요

올해는 오랫만에 **이 **이 데리고 아버지계신 고향산소에 벌초겸 성묘갔었으니 망정이지.....
큰 며느리가 올리는 술 맛이 어떠셨는지요?

아버지...아버지.....



허브 05-09-27 14:46
 
  ..
素心 05-09-27 16:07
 
  애 때문에 시어머니 뺨 때린 이야기는
작가가 드라마 시나리오를 그렇게 썼나보다 했는데
인근 지역에서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는 소식을 듣고 할말을 잃었습니다

위의 이야기 내용과 같이 사건이 전개 되었다는데
이쪽 그 시어머니는 자기 명의의 가산을 몽땅 환금하여 양로원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가끔 전에 살던 곳으로 외출을 나와서 동네 사람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곤 한다는데
하는 말이
"만고에 복장 편하데이"
"자식, 그거 웬쑤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진작 알았으면
 그 개망신은 안당했을낀데..." 라고 한답니다
초이 05-09-27 17:32
 
  주룩주룩 가슴 속에 차오르는 장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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