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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9-19 10:25
글쓴이 :
다른고찰
조회 :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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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터님
오히려 제가 면구합니다
38년간 "남이 살 집을 짓는 그 목수" 처럼 살아온 피고용의 시대를 마감하고
은퇴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뒤 돌아보니 "남의 집" 짓는데 성심을 다했습니다만
이제는 은퇴하고 잠시나마 남은 세월을 나보다 더 늙어버린 아내와 더불어
조금은 여유로운 시간을 가져보려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성심이란 것에 요즘은 생각이 자주 머뭅니다
두어해 전에 "실크로드"라는 프로그램에서
돈황의 모래더미에 거의 파묻히다시피한 옛 어느 시대에 축조된
불교 사원을 보았습니다
사원에 아로새겨 세웠던 그 불상들이 모래바람에 닳고 문드러져서
안면의 이목구비가 이제는 구별하기 힘든 희미한 잔상만 남아있었고
어떤 불상들은 넘어져서 파손되어있더군요
사원의 건물은 흡사 가라앉아버린 무덤봉분처럼 그냥 돌과 흙의 무더기로
흔적만 남았습디다
사원의 건축물과 불상이란 축조자의 지성과 성심의 극을 다하는 표상이 아니겠습니까
모래같은 세월이 흐른 후에 그 성심은 무엇이고 지성은 무엇인지..
살아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해야한다 !
~하지 않으면 안된다 !
였다고 여겨집니다
이제는 가장 듣기 싫은 말이 바로 그 말입니다
그리고 그 말은 이 시대의 젊은 이들도 가장 듣기 싫어한다고 하더군요
윗글에서 나무꾼님이 "성실"을 공유해야할 중요한 덕목이라고 하는 듯한 표현에서
이 성실이란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면서,
그리고 "강조하는 성실"이란 고용주의 목적달성을 위한 방편으로 정말 많이 오용되었다는 생각도 하면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原初로 환원되리라는데까지 생각이 이르고 있습니다
설악산에 벌써 서리가 내린다는 소식이 있네요
좋은 명절 되기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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