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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9-19 15:16
글쓴이 :
로즈마리
![](../skin/board/basic/img/icon_view.gif) 조회 : 1,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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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대던 무더운 여름철이 막바지에 다 닿으면
고추잠자리가 하늘 높이 날며 가을 햇살을 반깁니다.
이맘때쯤이면 여름 방학이 거의 막바지이고 밀린 숙제하느라 정신 없을 즈음...
중요한 일과가 주어집니다. 논에 가서 새를 쫓는 것이 그것입니다.
다 찢어진 우산을 들고 나가
이른 올벼이삭이 고개 숙이고 있던 논 한 켠에 우두커니 앉아 나락을 쪼아먹는 참새를 쫓는 게 일입니다.
그 벼는 추석에 제사 모시려고 그리 크지 않은 논에 심어 놓은 올벼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추석 때맞추어 수확하려고 심은 올벼는 다른 벼와는 달리 특별한 대접을 받으며 자라지요.
이 참새를 쫓는 것은 어린 나이에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땡볕에 우산을 받치고 있지만 비지땀이 절로 나는 뜰 한 가운데 서서
훠이~~~ 훠이~~~ 하는 참새 쫓는 일은 늘 저의 몫이었습니다.
이 논에서 우여 하면
저 논에서 흐르르록
저 논에서 우여 하면
이 논으로 흐르르록
논두렁에 새지기는
종일토록 애만 타고
후룩후룩 참새들은
날쩍마다 살이 찐다.
그때 목청을 잘 다듬었으면 판소리계로 진출도 가능하였리라...
공부하기 싫을 때에는 그것도 재미나는 일이었지만...
새 쫓을 일없는 친구들과 같이 놀지 못하여 친구를 꼬여서 같이 쫓기도 한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올벼가 다 영글어 나락을 베어내면 참새 쫓는 일도 나락을 베 버리면 그것으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추석을 기다립니다.
맛있는 떡과 부침 부꾸미 등을 푸짐하게 먹을 수 있고
새 고무신과 새 옷을 신을 수 있는 추석을 기다립니다.
저녁에 잘 때 이제 몇 밤 자면 추석이 오는가? 하고
손을 꼽아 추석을 기다립니다.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던 추석을
몇 밤 남았나 헤아리며 잠이 들었던 추석을
이제 기다려지지 않는 것입니다.
마음이 늙었는지...
정서가 메말랐는지...
추석 때 겨우 맛보는 사과는 겨우 한쪽을 먹어보는 것이 고작이었지요.
사과 한 개를 내 몫으로 먹어보았으면 소원이 없었습니다.
내년 추석에는 사과 한 개를 나누지 않고 온전히 한 개를 먹을 수 있을까? 하고 기대하며
그 해 추석을 마무리합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남아 있는 추억이
언뜻 언뜻 생각나는 것만이라도 추억으로 고마울 따름입니다.
<허브님 가족앨범에서 빼왔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추석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까요?
지난 수해로 가진 재산이 다 떠내려간 수재민...
조상님의 산소까지 없어진 수재민...
이 분들은 이번 추석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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