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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11-15 13:06
글쓴이 :
허브
![](../skin/board/basic/img/icon_view.gif) 조회 : 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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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지난번 공무원들이 노조인정을 요구하며 집회후
집회에 가담하여 구속된 남편에 대한 부인의 글입니다.......
다시한번 뒤돌아 보면 너무도 평범한 남편사랑에 대한 아내의 글입니다.
저 역시 가정이 있는 가장으로서 마음아픈일입니다...
========== 허브 ==================================================
사랑하는 남편이 하루빨리 우리들 곁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공무원노동조합 진천군지부장 김상봉씨의 아내입니다.
제 남편의 소식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송파 경찰서까지 면회를 와주신
여러분들에게 남편을 대신해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충북도내 각 시군 지부장 및 진천군지부 임원 그리고 조합원, 주위에
가까운 친구분들 까지 많은 분들이 면회투쟁에 동참해주신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제 남편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은 아니구나 라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연행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10월에도 경찰서 유치장 신세를
진 적이 있어 이틀 있다가 다른 직원들과 함께 나오겠지, 씩 웃으면서
멋적은 얼굴로 들어오겠지. 파르라니 깍은 머리를 긁적이며 쑥스러운 듯
들어오겠지. 들어오겠지..........
결국 구속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눈물이 나서 편히 누워 잘 수도 없었고, 세끼 밥 차려 먹는 것도
죄스러워 입에 떠 넣을 수도 없었으며, 남편이 지부장이 된 이후로 시간만
나면 진천군지부 홈페이지를 들여다 봤지만 회원들이 쓴 글을 읽어보고
마음이 아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애써 외면하며 지냈습니다.
서울로 갈 때 타고 갔던 승용차를 흥덕구청에 두었다고 찾아가라는 말을
전해들었지만 빈차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남편의 얼굴이 보고플까봐
몇번을 망설이다 찾아왔습니다.
시부모님께서는 아직도 아들이 출장가서 오지 않는 것으로 알고 계십니다.
왜 이렇게 늦게 오느냐고 자꾸 물어보십니다.
하지만 저는 대답할 수가 없습니다.
연로하신 부모님께 차마 말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충격으로 건강이라도
상하실까봐 저는 도저히 말씀을 드릴 수가 없습니다. 나중에 시누로부터
전해들으시고 상심하시는 모습을 보고 저는 더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는 남편의 성격을 너무 잘 압니다. 자신이 옳지 않다고 판단한 사항에
대하여는 절대로 뜻을 굽히지 않고, 옳다고 판단한 사항에 대하여는
끝까지 밀어부칩니다. 이런 성격을 너무 잘 알기에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제가 아무리 말리고 그만두라고 설득해도 남편은 제 말을 듣지 않을것이기
때문에 앞이 더욱 캄캄해집니다.
왜 이토록 험난한 길을 택했는지.
요즘 부쩍 늘어난 주름살 때문에 속상했는데.
서울로 올라가는 날이 남편 생일이어서 보약 지어준다고 했더니 서울
다녀와서 지어달라고 하고는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하는 남편.
제 손으로 꼭 보약을 지어주고 싶습니다.
여러분 전 노조가 무엇인지 잘 알지 못하는 주부이지만 왜 남편이 그토록
힘들고 험한 길을 가려하는지 왜 그 길을 택하였는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남편 개인의 명예와 출세를 위해서도 또 우리집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도 아닌 바로 여러분. 여러분 공무원 모두를 위해서 정열과 열정을
다하여 노조를 위해 일 하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도와 주세요.
저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하고 소중한 사람.
우리 아이들의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빠.
노부모에게는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믿음직스러운 아들.
저의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제 남편이 하루 빨리 우리 가족의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여러분 한분 한분의 힘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 제 남편에게 힘이 되어 주세요.
제 남편이 여러분과 같은 공간 같은 곳에서 근무하고 토론하고 즐겁게
농담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여러분의 마음마음이 모아져서 큰
힘이 될 때라야 비로소 가능하리라고 믿습니다.
직원들간에 서로 비난하고 헐뜯으면 하나의 힘은 절대 모일 수 없습니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저는 믿습니다.
여러분의 힘으로 저희 남편이 웃는 얼굴로 집으로 직장으로 돌아오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도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그 날을 위하여 기도하겠습니다.
공무원노조 건설과 제 남편 석방되는 그날을 위해 더욱 강한 모습이
되어 남편을 맞이하겠습니다.
두서없이 쓴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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