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권석민입니다.
내일까지 참을 수 없어 이렇게 밤에 사무실로 달려나와 글을 올립니다.
모찌님 말씀대로 동박에 선을 납땜하여 (무지하게 조심조심 했습니다.)
어스에 연결하였습니다. 그리고 전원을 넣고 서서히 발갛게 달아오르는
진공관의 불빛과 녹색 LED를 보며 CD를 플레이 시켰습니다. 앰프의
볼륨을 서서히 올리고... 소리가 납니다. 이것까지는 지난번에도 되었
습니다.
뚜껑을 살며시 덮어봅니다...
그 짜증나던 잡음은 어디가고 뚜껑을 덮기 전의 맑고 고은 소리가 그대로
납니다. 나사를 조여 뚜껑을 완전히 덮고 마구 흔들어 봤습니다. 소리는
아무 변화 없이 맑고 깨끗하기만 합니다. 스피커에 귀를 대어보고, 볼륨도
올려봅니다. 잡음과 험이 전혀 없습니다.
한동안 미샤 마이스키의 연주로 차이코프스키의 소품 몇곡과 비발디의 첼로
협주곡 몇 곡을 들었습니다. 소리는 재 귀에 딱맞는 감칠맛있는 소리라서
저는 저녁 식사도 건너 뛰었습니다. 그래도 배가 고픈줄 모르고 이렇게
소식을 전하고자 자판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음량은 다소 작아진 듯하지만, 소리 경향은 재 입맛에 딱 맞습니다.
지난 글에도 말씀드렸듯이 새색시가 입을 반쯤 오므린채 수줍은 듯
사근거리며 말하는 그런 느낌입니다. 입을 모아서 노래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어쩌면 나이 든 엘라 핏제랄드가 18세 소녀가 된 듯한
고은 소리라고 한다면 좀 과장일까요?
하여튼 이제는 뚜껑 열 일도 없을 것같고... 뚜껑 열릴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하나 하나 배선을 정리하며,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고주파
잡음을 줄이는 몇가지 방안도 공부하게 되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모찌님을 비롯하여 좋은 소리를 선사해주신 꼼방 식구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리며 이만 물러갑니다. 또 DAC에 불을 집히러 가야겠습니다.
권 석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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