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입니다.
素心입니다 ^^
재작년 여름을 지나면서 거의 석달 음악을 굶었습니다
가을 서늘한 기운이 스며들때 다시 앰프에 불을 지폈는데
흡사 고향 집에 돌아온 듯 했습니다
그해 겨울 지나고 작년 봄이 되면서 다시 여름 내내 음악을 굶을 것이 아니라
열 적게 나고 소리 제대로 나는 여름앰프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어
여기 저기 클릭하고 다니다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Id를 yuichis3010 쓰는 분이 올려놓은 회로를 하나 보았습니다
초단에 12AX7을 쓰고, 6S4A로 71A를 드라이브하는 간단한 구성인데
6S4A 그릿드에 72V로 고정바이어스 걸고, 캐소드에 18K 저항으로 84V 자기바이어스를 걸어
출력관 71A 그릿드에 직결하는 캐소드팔로어 방식이었습니다 (그림 1)
캐소드팔로어 방식은 아시겠지만 플레이트 부하저항을 캐소드 측으로 옮긴 것이라
캐소드 전압이 올라갈 수밖에 없고, 캐소드 저항에 바이패스 콘덴서를 붙일 수 없어서
험 발생을 피하기 쉽지 않은데, 고정바이어스와 자기바이어스를 적절하게 조정한 것이
괜찮은 생각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초단 12AX7은 그 소리경향을 익히 아는 바라
대신에 그 전에 구해놓은 7963 팬슬관을 사용하고,
없는 6S4A 대신 가지고 있던 ECC99로 71A를 구동하는 회로로 고쳐서 (그림 2)
한쪽 채널만 가조립해서 들어보니 소리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좋았습니다
2001년 린올슨의 “오로라” 앰프에 필이 꽂혀서 초단 플레이트 부하로 쓰려고
Sowter에 8982(당시에는 이게 100H로 게시) 초크트랜스를 한 조 주문했는데,
온 것은 60H(DCR 290R) 였습니다
이거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6개월 후에 다시 한 조를 보내 왔는데
100H에 못미치는 80H(DCR 454R) 였습니다.
자기들이 잘 못 감아서 미안하다면서 먼저 것은 돌려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습니다
어쨌던 한 조 주문에 두 조가 손에 들어왔지요
지금도 Sowter에서는 8982를 만들고 있는데 홈페이지에서 찾아보면
100H(DCR 310R)로 게시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제대로 100H가 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후 소리 좀 바꿔본다고 오로라에서 이걸 떼놓았는데,
그 사이 십수년의 세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문득 생각나서 찾아보았더니 두 조가 먼지를 덮어쓰고 구석에 쳐박혀 있더군요
나중에 온 80H 짜리를 ECC99의 캐소드 부하로 연결하고(그림 3) 소리를 들어보니
찰지고 쫄깃쫄깃(^^)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주 좋았다는 뜻입니다)
내친 김에 6S4A를 한조 구하여 그림 4와 같이 7963-6S4A-(CF)-300B로 꾸미면서
남은 8982(60H DCR 290R)를 6S4A 캐소드 부하로 연결했습니다
소리가 절창입니다. 세미한 표현까지 놓치지 않고 소스의 소리를 다 들어냅니다
그동안 내가 무슨 소리를 음악이라고 들었던가 싶습니다 (좀 과장된 표현^^)
“어쩌다가...” 참 좋은 소리 내는 간단한 여름앰프 하나와 300B 싱글까지 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유하자는 뜻으로 여기 올립니다
참고로... 몇 년 전에 막대기님이 할배표 플레이트 초크트랜스(20mA)를 여러 조 감아서
꼼방 분들에게 뿌린 적이 있는데, 그 HB 초크트랜스를 써도 좋은 소리가 납니다.
가지고 있거던 그거 보물이니 기회가 될 때 한번 사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세번째 사진에서 7963 팬슬관 옆에 있는 철관은 구멍매꾼다고 그냥 꽂아 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