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oll("basic"); // 설문조사 ?-->
/?=connect(); // 현재 접속자수 ?>
|
|
작성일 : 13-03-02 16:30
글쓴이 :
素心
조회 : 1,568
|
어제자 신문을 들치다가 그의 별세 소식을 읽었습니다
향년 78세.
서가에 LP 음반을 챙겨보았으나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 그의 검정 실루엣 자켓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생각을 가다듬어보니 둘째 딸이 세살때였던가 돌고있는 그 음반위에서 톤암을 잡고 문질러서
음반도 바늘도 슈어 카트리지도 못쓰게 만들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못내 아쉬워하면서 내다버린 기억도..
한참 되었습니다.
당시 방년 21살 처녀를 꼬시고 있었는데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서 이런저런 이벤트를 하던차에
무슨 음악을 좋아하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이라고 아주 구체적인 답을 하더군요
그런데 제가 그때까지 그 곡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 뭐라고 대꾸할 말이 없어서 난감했지요
그날 저녁 헤어지면서 곧장 광복동에 있는 음반가게로 달려가서 그거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그 날 이후 며칠을 그 음반만 반복해서 들었는데 한 방을 쓰는 동생이 웬일로 차이코프스키에 열심이냐?고 했습니다
아직 진행중인 사업이라 사연을 말 할 수는 없어서 자켓 뒷면에 쓰인 연주자 반클라이번의 이야기만 해주었지요
그리고 그 복제음반을 한 장 더 사서 그 처녀에게 선물했습니다
몇달 후 사업에 성공. 그때 그 처녀가 지금 제 아내입니다
반 클라이번 서거 소식을 오늘 아침에 아내에게 했더니, "아! 그 사람! " 하더군요
나도 그 나이쯤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하는데
휘둘리지 않고 자기 삶을 멋지게 살다가 딱 좋은 나이에 간 그가 많이 부럽습니다
그의 명복을 빕니다
|
Total 16,355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