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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8-13 17:16
음악의 상처, 상처의 음악-2
 글쓴이 : 달노래
조회 : 1,746  



“이게 아무리 약 먹고 치료해도 호전이 안되면 손발톱 무좀이 아니란 얘긴데…
송구하옵니다만, 제 나름대로 소견을 말씀 드릴까 합니다(장금이 처럼 진지하게^^).
제가 하나 의심 가는 게 있어서 그럽니다.
에- 그러니까 설라무네…제가 LP로 음악 듣는 걸 즐겨합니다.
그런데 LP를 구할려면, 요즘 LP 안 만들어 내잖아요~
그래서 전부 중고로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데가 있는데
거기 가면 전세계에서 흘러 들어온 LP들이 있습니다.
근데 이게 어느 nom이 만지던 건지, 어떤 나라에서 어떤 연유로
어떤 역정을 거쳐 오게 된 건지 알게 뭡니까? 게중에는 정말
아다라시도 있는 가 하면 정말 찢어지고 쟈켓에 곰팡이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nom도 있습니다. 게중에는 진짜 물에 불어
덕지덕지 늘어 붙은 쟈켓도 있고, 시골길을 3박4일로 먼지나는 버스 타고
달려 온 것처럼 먼지가 꼬깃꼬깃 끼어 있는 nom도 있고,
아! 물론 겉비닐 않뜯긴 것도 가물에 콩나듯 있죠, 암튼 별 nom이 다 있습니다.
쟈켓만 그러냐? 이게 판을 꺼내 보면 아예 드러내 놓고 곰팡이 낀 nom 하며,
세계각국의 먼지, 그리고 때론 물 건너왔다는 걸 증명해 보이는
금발, 은발…즉 머리카락이 나오는 것도 아주 예삽니다.
그러니까 아주 청결하지는 못하다는 얘기지요.
그래도 취민 걸 어쩝니까?
근데, 제가 아시다시피 왼손잡이 입니다.
그 먼지구덩이 LP샵에 가면 이렇게, 이렇게(위의 그림처럼 손동작을 해 보이며)
검지손가락으로 한장 한장씩 넘기지요.
가장 접촉이 많은 부위가 바로 요 문제의 검지손가락입니다.
하여, 이제 의사선생님이 도통 모르시겠다니 제가 드는 생각은
이 손톱이 바로 그 LP에 묻어 있는 정체불명의 곰팡이균으로부터
감염된 것은 아닌지 추측이 되서, 이렇게 두서 없이 말씀을 드렸습니다”

긴긴 얘기를 말없이 듣기만 하던 존경하는 의사선생님은
순간, 탁-
무릎 치는 소리와 함께

“아니, 그걸 왜 이제 말합니까? 네, 상당히 타당한 추측입니다”
“앗! (반가와라) 그럼 방법이 있나요?”
“아니, 방법이 있다는 건 아니고…
그 LP에 붙어 있던 곰팡이균이 무슨 균인지
알 수가 없으니… LP를 다 수거해서 조사해 볼 수도 없고…
게다가 다른 손가락으로 번지지 않은 걸로 봐서 전염성은 없으니
그냥 재수 없다 생각하고 그대로 사세요~”

그걸로 끝이다. 1년 반 넘는 나의 투병기는,
현대의학도 규명해 내지 못한 나의 난치병 투병기는,
그렇게 나의 자가진단으로 결론을 맺었다.

결국은 음악이 내게 준 상처였다.
그렇게 음악은, 때론, 현대 의학도
꼼짝 못하게 만드는 상처를 준다.
음악의 상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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