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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3-08-03 01:50
글쓴이 :
요동돼지
조회 :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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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요동 땅에 지지리도 못난 한 사내가 살았는데,
이 사내 기르는 돼지 중에 한 암컷이 털이 흰 돼지 한마리 낳았겠지요.
당시 요동 따에는 토종으로 검은돼지만 길렀는데 흰도야지를 낳다니-
돌연변이를 알 길 없는 이 사내왈 "아이고-참말로 놀랠 노짜로다.
세상에- 돼지치고 흰 게 어딨겠노?
이 진기한 물건을 황제께 바치고
미관말직 벼슬 하나 얻어 글겅이질이나 한탕 해 보리라" 하고
돼지를 안고 황제의 궁궐로 향하여 길을 떠나 요하를 건넜더니
아뿔사- 거기엔 집집마다 흰돼지가 우글우글했더라 이겁니다.
이 사내 낙심천만하야 돼지를 패대기 치고 꺼이꺼이 울면서 요동으로 돌아갔다지요.
이 이후로 세상에서는 견문이 없어 무식한 인간 부류를 가리켜
'요동돼지'라 했다는군요.
그러나 항간에 야비하고 구린내 나는 인간을 일러
'개돼지같은 X'이라고 하는 바
다행히도 우리 돼지들을 항상 개 다음에 랭크시키고 있으며,
또 '개만도 못한 X' 이란 말은 자주 써도
'돼지보다 못한 X'이라는 표현은 상대적으로 덜 쓰니
이 사실만으로써도 크게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구나 저 유명한 펄벅여사는 '돼지'라는 소설로 일세를 풍미하고,
또 우리의 말러선생께서는 '돼지의 노래'라는 곡으로 이름이 있음에랴.
뿐 이겠습니까.
흔히 시원찮은 사람을 '돼(먹)지 못한 인간=돼지고기조차 먹지 못할 위인'이라 하여
우리 돼지들의 위상을 한껏 높여 주기도 하니
이 긍지와 영예를 비명에 횡사한 모든 조상과 함께 할지라.
그래도 접수치 않으시겠다면
꼼방 위에 돼지숯불구이집이 걸터 앉은 상황을 한번 헤아려 보십시오.
히히(돼지 위에 돼지 없고 돼지 밑에 꼼방 있다).
저녁식사 거른 채 고기타는 냄새 진동하는 속으로
꼼방을 드나들 때의 기분은 어떠실지?
삼겹살, 오겹살, 목살, 갈메기살 구워 먹고, 족발먹고 골 눌러 먹고,
순대국 해장국 끓이고, 대갈통은 통째로 고삿상에 올려서
주둥이에 거룩하게 배추잎 물리고,
심지어 오줌보와 부알마저 빼내어서---???
각설하옵고, 성은 요동이오, 이름은 돼지.
요동돼지가 축산계에 감히 전입을 신고 합니다.
(부디 동서기님께서는 사람은 주민등록부에 올려 주시고
돼지는 가축등재부에 기재해 주십시오.
따라서 전입신고 할 때 사람은 호적계로 가시고
돼지는 반드시 축산계 앞에 줄을 설 것)
흐이고~신고에 즈음해서 하도 꿀꿀거렸더니 돼지 입술이 다 부르텃군요.
(참고) 요동돼지 인상착의: 이번 주 화요일에 꼼방 방문했던
나이가 이십대 후반인데도 불구하고
얼굴이 사십대의 중늙은이처럼 누렇게 뜨고 날갯죽지 축 처진 사내.
돼지우리 : 분당 야탑동 매화마을.
음악은 스피카 하나 있는 라디오로 클래식 자주 들었음(돼지에게 진주? )
옛날 유행가 외에는 곡이 언제 끝나는지 구분치 못하므로
실황 연주회장에 가지 못함.
연락처:016-9322-9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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