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신지요.
너무나 오랜만에 다시 인사드립니다.

2004년 5월 왕초보게시판을 전세내다시피 하여
달팽이 흉내내기를 시도했던 칸타빌레입니다.
벌써 3년도 더 지났군요.

여러분들의 관심과 도움속에 난생 처음 만들었던
달팽이와 IMF 프리를 아직까지도 잘 사용하고 있네요.
그 동안 가끔 와보긴 했습니다만 진공관앰프를 더 만들진 않았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은 늘 있습니다.

당시 제 달팽이를 꼼방에 들고가서 진찰을 받았을 때
나루터님께서 출력트랜스를 바꿔보라고 하셨습니다만
차일피일 미루면서 계속 사용해온 게 벌써 3년이 지났네요.
갑자기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 지난 토요일 드디어
소리전자에 가서 출력트랜스 2개를 구입했습니다.
달팽이 얘기를 하니 잘 아시더군요.

이번에는 그 당시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출력트랜스에서 나온 모든 선들에 정확하게 표시를 받아두었습니다.

오랜만에 내부를 들여다보니 참 부끄럽기 짝이 없군요.
지금 다시 만든다면 좀 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행히 당시와 이번에 구입한 출력트랜스의 크기가 거의 같아
볼트 구멍만 줄로 조금 넓혀주면 되더군요.

일단 한쪽 채널의 출력트랜스를 교체하고 소리를 들어보니
너무나 확연한 차이가 있더군요. 아차 싶었습니다.

그동안은 상당히 복고적이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차분한 소리를 내주던 것이
훨씬 밝아지고 명료해졌습니다. 음량도 많이 커졌더군요.
결국 지금까지 사용해온 출력트랜스는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이네요.

나머지 채널도 출력트랜스를 교체해주고 소리를 들어보니 역시 같은 결론입니다.
사진에 보여드린 오른쪽 앰프가 제가 자작하여 애용하는 칩앰프인데요.

비슷한 음량으로 맞추어주고 셀렉터를 돌려가며 비교해봐도
IMF 프리+달팽이 조합이 들려주는 소리와 칩앰프가 들려주는 소리가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 전에는 확실히 차이가 났었거든요.
이 칩앰프가 부드러운 성향이라 서로 비슷한 소리를 내는듯 합니다.

계속 비교해가며 들어봐도 쉽게 느낄만한 차이는 없네요.
제 달팽이가 이제야 제대로 소리를 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진공관 세가지를 바꿔 끼워가며 들어봐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
역시 출력트랜스를 바꿔준 것이 이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004년 당시 올려드렸던 배선도를 현재 상황에 맞게 수정하여
다시 올려드립니다. 결과적으로 젤빨강님이 올려주셨던 것과 거의
동일한 배선도가 되었습니다.

사진은 2004년에 찍은 것이긴 하지만 그 당시와 구성이 달라진 것이라곤
지금은 책상 위가 엄청 어지럽다는 것과....
칩앰프 위에 토모제커스라는 헤드폰앰프가 하나 더 추가된 정도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소박하기 그지없는 구성이지만 제겐 여전히 사랑스러운 녀석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