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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08-23 16:04
글쓴이 :
섬집..
조회 :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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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리 바닷가에서 성현의 말씀을 듣다
남해바다 헤집고 다니던 목선 한척
물건리(勿巾里) 바닷가에 노구를 누인 채
띄엄띄엄 한 말씀 이르신다
(빠진 잇바디 사이로 파도소리가 들린다)
내가 너 만하였을 땐 말이다
넌 바닷물이 짠 줄도 몰랐을 기라
우리 할배 생전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해수면 훑고 댕김시로 물 위
경치귀경 하는 건 괴깃배가 할 기 못돼
관광선이나 그라는 기지
사람 속마음 읽듯 물속을 읽을 줄 알아야 하는 기라
눈앞에 보이는 기 다가 아니란 말이제
큰 괴기는 짚은 데 사는 벱이여, 섬 모퉁이 돌아오는
저 바람이 어디를 거쳐 괴기를 몰아오는지,
물길은 어디로 흘러 용궁에 닿는지, 생각이사 훤하건만
마음은 장산데 아랫도리가 꼬인다는
옛 어른들 말씀이 하나 그른 것 없다는 걸
나도 늦게서야 배우고 있거만 시방,
천수(天壽) 다하는 날꺼정
내 복장에 고인 한바가지 천수(天水)로
장구벌레와 날 파리들 키우고 사는 신세지만
눈앞 가물거릴수록 바다 속맴이 보이니
거 참 이상스런 일도 다 있제
…
지난 태풍, 경물로 발목 적셔보고
노년에 이렇게 턱 괴고 바다 내려다봄시로 지낼 수
있다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제
맴을 편키 먹으마 감사한 기 천진기라.
2004. 8. 9.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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