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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4-12-06 09:48
글쓴이 :
그리버
조회 :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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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아침 업무 정리하면서 읽은 기사입니다
이 해를 보내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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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이야기] 드릴 말씀은 다름이 아니오라
지금은 객지에 나가 공부하는 아들이 부모님께 편지로 생활비 송금을 요청하지 않는다.
서울에 올라와 공부를 하는 조카들을 봐도 집에 편지 한 통 쓰지 않는다.
필요한 게 있으면 바로 전화를 한다.
그러면 아버지가 통장에 필요한 만큼의 돈을 넣고, 아이는 카드로 그것을 찾는다.
물론 우리 때에도 전화로 하숙비와 용돈을 보내 달라고 말하던 친구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일부였다.
대부분의 시골학생들은 한 달에 한번씩 안부편지 겸 생활비 송금요청 편지를 썼다.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십니까? 저는 부모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고 안부를 전한 다음 본론으로 들어가
'드릴 말씀은 다름이 아니오라' 하숙비 송금요청을 했던 것이다.
'다름이 아니오라'의 편지를 쓸 때마다 부모님께 여간 송구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때로는 '다름이 아니오라'의 본론을 말하지 못하고 그냥 안부편지만 보낸 다음
일주일 후 다시 이번엔 어쩔 수 없이 송금을 요청하는 '드릴 말씀은 다름이 아니오라'의 편지를 쓰기도 했다.
돌아보니 내가 돈을 벌면서 부모님께 편지 한 통 쓰지 않는 불효를 저지르며 살아온 것이다.
** 소설가 이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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