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 이사를 하면서 Goodman Axiom 80 코너형 소리통이 작은 데미지를 입었다. 1987년에 제작한 이 소리통은 세월의 흔적과 몇번의 이사에 따른 크고작은 흠이 생겨 처음의 미려한 외관은 간데 없이 사라져 우리집 세간살이중 가장 빈티지한 외관으로 눈총을 많이 받게되었다.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수리를 하려했으나 비용도 문제이고 본래의 외관을 되찾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 되었다. 이러던 차에 새말 꼼방에 작은 목공기계가 입주하였는데 입주기념으로 뭔가 제작을 해야하는 정신적 압박을 받던차에 보물섬 지도가 입수되고, 보물섬 지도에 근거하여 미국에서 pilot 소리통이 극비리 제작되어 훌륭한 소리를 내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러한 정보를 놓칠리 없는 떳수님은 그간 머릿속에 고이간직한 꿈의 소리통 “Westminster” 제작을 실행하고자 주변의 소리통 연루자에게 연락을 하기 시작하였다. 나 역시 떳수님 레이더망을 피할 수 없었고 긴히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지난주 6월 24일 일요일 오후 새말 꼼방에서 세사람이 만났다. 

A) 로즈님은 Westminster 통을 만들어 Axiom 80을 박아라. 같은 england 혈통을 받아서 소리 잘 날 것이다. 소리가 안나도 걱정할 것없다. Westminster 통 찾는 사람이 많으니 팔면 남는장사다. 

B) 로즈님은 MDF에 무늬목을 입히더라도 나는 solid wood로 가겠다. 어쨋든 로즈님이 앞장서라. 우리는 바짝 뒤쫓아 가겠다.

로즈) 내가 마루타냐? 앞으로 내몰지 마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나절을 하면서 촤종 합의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본래의 Westminster 재질은 MDF이지만 마지막 마감 작업은 무늬목으로 해야하는데 무늬목 작업을 할 재주가 없는지라 MDF는 논외로 하였다.

대안으로 자작나무 합판 등 여러 이야기가 오갔지만 결국은 보이지 않는 내부 재질은 MDF, 외형은 solid wood로 하기로 하고 크기는 본래의 크기 982x1,400x561 (WHD, mm), 용적 545L, 어마어마한 크기이다. 미국에서 pilot 제작된 Westminster는 본래 크기의 80% 로 제작되었지만 소리는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다고 하는데 아파트에 사는 나로서는 80%로 가야하느냐? 1:1로 가야하느냐? 고민스러운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