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대전의 최원길이라고 합니다.

최근 몰래 따라 만든 "모치스" 프리앰프의 조립을 얼추 마쳤습니다. "모치스"라하기에는 좀 문제가 있는 것이 진공관만 같을 뿐이지 사용 부품도 다르고 정격이나 구성도 달라 보다 엄격히 얘기하자면 C3g를 이용한 출력트랜스형 라인레벨 프리앰프라 하는 것이 "모치스"의 명예에 누를 끼치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찹쌀 모찌는 엄청 좋아합니다만...)

한참전에 굴러다니던 케이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제것이 아니었습니다만 쓸모가 없는 것이었기에 쉽게 제것이 될 수 있었습니다.
무슨 제어장치가 내부에 들어있었고 원래 그러한 용도로 만들어 파는 범용 케이스였습니다.

 "신우엔텍"이라는 회사 제품으로 검색해보니 다양한 모양이 있더군요.
외관이 깔끔하고 튼튼하기는 하지만 오디오용으로는 다소 부적합 한 것 같았는데
어거지를 부리면 별 수 없이 오디오가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여간 이런 "NOM"을 손에 들고 보니 머리가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 "NOM"으로 뭣을 해보나? 답은 역시 프리앰프가 제격이었습니다.
잘 지내고 있는 유리디체를 옮겨 심어??  아니지요.

이런 판국에 C3g라는 지멘스사 진공관의 공구가 있어 두알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C3g에 대한 정보가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때였는데 꼼방이라는 곳에서 마침 공동제작 프로그램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케이스와 진공관(소켓 포함)이 확보되었고 웬만한 부품은 뒤져보면 구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해서 공동제작을 참여하느니 개인적으로 그냥 몰래 따라해 보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년전에(정확히는 2001년 7월이더군요. 거의 2년을 묵혔습니다.
된장이나 간장처럼 묵힌다고 좋아지거나 맛있어지는 것도 아닌데...)
엄규철님의 홈페이지에서 공동 구매한 프리앰프용 리모콘과 컨트롤 기판이 있었기에 이를 활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입력전환, 볼륨조작, Mute 기능이 리모콘으로 가능해진답니다.

좀더 게을러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서 손가락만 조금 움직임으로써 오디오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죠.
별로 맘에는 들지 않지만 사놓은 물건을 한번 활용해보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부품배치와 앞면과 뒷면의 모양새를 어찌할 것인가를 꽤나 고민 끝에 현재의 모양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릴레이 보드가 5개의 입력을 절환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으므로 입력은 5개로 결정하였고
예비적으로 tape-in과 tape-out 단자 그리고 출력단자까지 하면
뒷면의 RCA 단자가 16개나 됩니다.
Tape monitor용 토글 스위치, 전원부 입력단자가 뒷면에 설치됩니다.

전원부는 트랜스
(유리디체용으로 사용하던 것을 전압이 조금 낮기는 하지만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는 PC용 Power supply 케이스에 설치하여
전용연결선(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냥 테프론 선 몇가닥을 꼬아 6 pin Connector를 달아 만든 것입니다.)을 통해 앰프 본체로 교류를 투입하고 정류부는 앰프 본체 안에 설치하였습니다.

증폭부는 별도의 모듈식으로 구성하여 다른 진공관을 사용할 경우 교체가 어렵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출력 트랜스는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다는 뜻인데 그렇다고 품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성능이나 특성을 측정하여 보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좋은 소리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T사 제품을 주문하여 사용하였습니다.

샤시 여기저기 구멍 뚫는 노동을 마치고 증폭부를 구성하였습니다.
증폭부는 회로에 따르면 상당히 단순합니다만
모듈에는 각 Channel 별로 Heater 전원 공급용 정전압 회로를 구성하여 얹는 바람에 조금 복잡해지기는 했습니다.

Heater 전압은 정격보다 조금 낮게 5.6V 정도를 걸었고 플레이트 전압은 185V 정도가 걸립니다.
(전원트랜스를 교체해야 좀더 높은 전압을 걸 수 있을 것 같군요.)
정류부, 리모콘 컨트롤부(구입한지 2년만에 작동상태를 점검했습니다.),
증폭 모듈부 별로 작동상태를 점검하고 조립에 들어갔습니다.
생각보다는 조금 까다로운 부분들이 있어서 앞으로 몇 번인가를 뜯어야 할 것 같은데 벌써 골이 지끈거리는군요.

전면에는 모터로 작동되는 볼륨이 부착되고 선택된 입력신호를 나타내는 LED 5개, Mute 작동 LED(Power on시 18초 정도 깜박이다 계속 들어온 상태가 됩니다.
물론 점멸하는 동안은 Pre amp 출력이 차단됩니다.

앰프 작동중에도 mute 작동 스위치를 누르면 출력이 차단됩니다.)가 부착되어 있고 중앙에는 리모콘 신호 수신을 위한 센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리모콘 조작을 대신할 수동조작용 푸시 버튼 스위치 3개(입력선택 정방향, 입력선택 역방향, Mute 스위치 등)가 설치되었습니다.

전면판의 바탕은 샌딩 처리된 알루미늄판을 사용하였는데 모양이 별로입니다. 볼륨 조정용 손잡이(knob)는 오래된 계측기에서 떼어낸 것인데 편심이 없고 커다란 플라스틱 재질(멜라민?)이라 촉감이 좋습니다.
손잡이 밑에 청색 고휘도 LED를 심어 푸른 빛이 새어나오도록(가능하면 은은히) 하였는데 주간에는 알아채기 어렵더군요.

접지에 결함이 있는지 전원부 구성이 잘못 되었는지 약간의 전원 험이 뜨는데 좀더 살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약간 착각을 일으킨 것이 아닌지 생각되는데 아니면 전원 트랜스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소리에 대해서는 세세히 말씀드릴 수 있는 수준이 못 되지만 특히 에너지감이 좋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소리결을 지녔다는 정도로 해두고 싶군요.

사실 앰프를 새로 만들고 나서 앰프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이상 소리가 나쁘다는 생각은 거의 한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너그러운 귀와 가슴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볼거리가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즐거운 저녁시간들 되시기 바랍니다.
이몸은 얘를 좀 열어 제끼고 손좀 봐야 되겠습니다.
눅눅한데 짜증 좀 날 것 같군요.

^^우리말로 NOM(심각한 욕설은 아닌데 워낙 온라인쪽에서 상스러운 단어가 난무하다보니 그리된 모양입니다.)이란 용어를 사용하니 등록이 안되는군요. 꼭 사용은 해야하겠는데... 그래서 할 수 없이 "NOM"으로하였습니다. 여러모로 봐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