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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6-18 17:56
교외 살기-용기가 아니라 사정이 ....... 2002-05-23 (15:55:40)-97
 글쓴이 : 김화식
조회 : 1,886  
안녕하십니까? 김화식입니다
 아무래도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제가 용기있다고 하셔서 다음 글을
 드리는 게 순서일 것 같습니다
 
 제가 결혼 후 한동안 아기가 없어 제 처와 하는 수 없이 시험관 아기를 갖자고
 결론을 내리고 시험관 아기를 시작한 지 근 3년만에 딸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딸아이가 구순열(째보: 입술 윗 부분 갈라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수술을 하였는데 그게 문제가 아니라 태어난 지 4개월후 뇌성마비 인 걸
 알았습니다
 
 근육 경직되는 뇌성마비가 아니라 발육 부진인 연성 뇌성마비입니다.
 (의학 용어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처음부터 기기는 커녕 돌 지났는데도
 기어 다니지를 못했습니다
 
 -저보다는 제 처의 처절함이 시작되었습니다. 제 처가 병원과 재활기관에서
  3년간 물리치료를 하다시피 하고 일기를 썼읍니다-이후 이 일기가 다른
  보호자의 교과서가 될 정도였습니다.
 
 -물리치료후 딸아이가 기기 시작하자 서울의 유아교육 및 장애자 교육이라는
 곳은 전부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이사 다니면서 전세기간을 채워 본 적이
 없습니다. 별의 별 이상한 치료 기관도 많더군요-
 
 -딸아이가 조금씩 나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학교입니다. 일단
 유치원을 재수한 후 사립학교에 넣으니 노골적으로 장애아 학교에 보내라는
 겁니다. 저희 부부가 다녀본 바 로는 우리나라 장애아 학교는 장애아 유치하는
 곳입니다. 교육기관이 아니거든요
 
 -그 사이에 딸아이 모든 감각기관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아 전부 수술했습니다
 최고의 미녀를 만들어 미쓰 코리아 보내겠다는 욕심과 함께
 
 눈/코/잇몸(잇몸사이에 엉덩이뼈를 뜯어 집어넣었음) 다 수술하고 치근도 교정
 했습니다. 아직도 치아 교정 한차례가 남아 있습니다. 내일 대장 검사 하러
 병원에 가야 합니다
 
 이렇게 하여 서울시 외곽중 분교가 있는 지역인 정배리를 택해서 무조건 제
 처가 단칸방 생활을 시작했고 그후 저희 식구는 전세로 지금까지 살고 있읍니다
 
 지금까지 제 처와 제가 번 모든 돈이나 시간 능력등은 딸아이를 위한 것입니다
 
 딸아이는 외관상 멀쩡합니다. 근육 경직이 아니니까요. 10살박이 인데 대부분
 일상 단어는 알아듣는데 발음하는 단어는 20개 정도입니다. 조금씩 늘어갑니다
 근육 발달이 모자라 달리기가 힘듭니다. 운동량이 부족합니다.
 
 사립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딸아이를 흉내낸다고 하지만 지금 총 학생수가
 25명인 분교에서는 딸아이를 다른 아이들이나 선생님이 항상 잘 배려해 줍니다.
 일단 딸아이를 빼면 놀 때 인원수가 부족하답니다. 발음하는 단어수가
 늘어나는 경우 중 일부는 다른 아이들 때문입니다
 
 정배리로 가고 나서 제 판단으로 모든 게 달라졌습니다. 딸아이의 변화는 당연
 합니다. 집에 있는 똥개 수준의 멍청이/다른 아이들/분교 선생님/동네 환경등으로
 
 매일 놀러다니느라 얼굴은 까맣지만 10살아이가 아니니 다른 사람이 보면 아기라
 부릅니다. 스트레스가 없으니 나이 들어 보이지 않는 것 같읍니다
 
 이번에는 제 자신이 여유가 생겼습니다. 예로 -겨울에 눈이 길에 쌓이면 걸어서
 어떻게라도 시간에 맞추어 출근합니다. 그러나 제가 이사간 후 제작년에 눈이 쌓여
 출근을 못했는데 이건 자연 재해입니다.
 
 눈 녹고 나서 출근했습니다 살다보면 안되는게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그러면 안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안 되는 상황에 대해 준비하면 됩니다.
 
 옆집에서 뭐라 그러지 않으니 딸아이가 방에서 음악만 틀어주면 신납니다.
 사실 제가 음악을 자주 들었고 너무 음악을 몰라서 플릇을 배웠습니다.
 
 이제는 딸아이 음악소리를 들어주어야 하니 엠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마음 안정도 됩니다. 스피커도 만들고 -하지만 납땜 때문에 제 처한테 얻어
 터지긴 했습니다.
 
 제 처의 변화도 무섭씁니다. 일단 서울에 안 들어올려고 합니다. 팔당대교부터
 이상한 냄새가 난답니다.
 
 저는 이러한 이유로 시골에서 지냅니다. 제가 용기 있는게 아닌 걸 아셨을 겁니다
 
 그러나 장애아를 가진 부모로서 비교해 보건데 육체적인 장애만 장애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살았던 지금까지 장애아로 살았던 면이 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전 제 딸아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산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도면을 보시게 되면 구조가 이해되실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 애들 교육문제와 연관된 분교에 대해 쓰겠습니다.
 두서없는 개인사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요.

sulhoo 02-06-18 17:57
 
  가슴 뭉클한 감동입니다........ 2002-05-24 (20:41:14) -36 
 
"그러나 장애아를 가진 부모로서 비교해 보건데 육체적인 장애만 장애가 아닌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가 살았던 지금까지 장애아로 살았던 면이 있지 않았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전 제 딸아이 때문에 정상적으로 산다고 생각합니다."
 
 윗 글을 읽으면서....
 
 더 많은 것을 취하기 위해 발버둥치며 사는 저 자신이 매우 부끄럽습니다..
 
 가슴 뭉클한 감동입니다....
 
 두 분 부모님의 정성과 사랑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유뷰장 02-06-18 17:58
 
  대단 하십니다........ 2002-05-24 (14:29:37)
-48

 안녕 하세요.
 꼼방 홈피 하구,집짖기 안보면 이상 하게 허전 한데요.
 시간이 갈수록 대단 하십니다.
 
나루터 02-06-18 17:58
 
  정말 용기를 내십시요......... 2002-05-23 (20:13:10) -48

오해가 있었던듯하여 죄송한 마음 금할길 없습니다.
 자식키우기가 어려운데 더 힘들겠군요..
 그래도 힘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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