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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9-14 13:15
가을- 한편의 시
 글쓴이 : 그리버
조회 : 1,832  
+++가을에 시집 하나를 추천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1힉년때인가 강은교 교수님의 시집 허무집을 읽고 감정이 배제된 차가운 허무로 인해
 제 사춘기를 점령당했었읍니다
 이번에 다시 시집이 나왔읍니다.

  ●시간은 주머니에 은빛 별 하나 넣고 다녔다
    -  강은교 | 문학사상사  2002년 08월
 
    동백꽃 한 송이가 툭-
    떨어졌다.

    아야아-
    동백꽃도 나도 바람눈
    무거운,
    한 세상 달려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 바람눈,
    오, 바리데기
    그 강을 건너지 마오, 건너지 마오

    시간은 주머니에 은빛 별 하나 넣고 다녔다’

●우리가 물이 되어 : 강은교 시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處女)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세상에 불타는 것들을 쓰다듬고 있나니. //


만리(萬里) 밖에서 기다리는 그대여
저 불 지난 뒤에
흐르는 물로 만나자.
푸시시푸시시 불꺼지는 소리로 말하면서
올 때는 인적(人跡) 그친
넓고 깨끗한 하늘로 오라. //

●사랑법 : 강은교(姜恩喬) 시

떠나고 싶은 자
떠나게 하고
잠들고 싶은 자
잠들게 하고
그리고도 남은 시간은
침묵할 것 //

또는 꽃에 대하여
또는 하늘에 대하여
또는 무덤에 대하여 //

서둘지 말 것
침묵할 것 //


그대 살 속의
오래 전에 굳은 날개와
흐르지 않는 강물과
누워 있는 누워 있는 구름
결코 잠깨지 않는 별을 //

쉽게 꿈꾸지 말고
쉽게 흐르지 말고
쉽게 꽃피지 말고
그러므로 //

실눈으로 볼 것
떠나고 싶은 자
홀로 떠나는 모습을
잠들고 싶은 자
홀로 잠드는 모습을 //

가장 큰 하늘은 언제나
그대 등 뒤에 있다.  (전문)

--- 참고 강은교 시 <우리가 물이 되어>

●강은교(姜恩喬, 1945-    ) 

함남 홍원 생. 출생 후 100일만에 서울로 이주.
1964년 경기여자중고등학교 졸.
1968년 연세대 영문과 및 동 대학원 졸.
1968년 9월 [사상계(思想界)] 신인문학상에 <순례자의 잠>이 당선 등단
1970년 [샘터]사 입사
-김형영, 정희성, 임정남 등과 등과 [70년대] 동인으로 활동
1971년 첫시집 <허무집>을 [70년대] 동인회에서 간행
1975년 산문집 <그물사이로>(지식산업사), <추억제>(민음사) 간행, 제2회 한국문학작가상 수상
시집 <빈자 일기>(민음사,1977), <소리집>(82), <붉은 강>(84), <우리가 물이 되어>(86), <바람노래>(87), <오늘도 너를 기다린다>(89) 등
[경향] 시세계 변화 : 존재 탐구의 문제 에서 사회 역사적 삶의 문제로 바뀜
-제1시집 [허무집](71) : 인간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인간의 감정이 거의 배제)
-시선집 [풀잎](74) 이후 문단의 주목 : 관념적, 개인적 차원에서 현실적, 공동체적 삶으로 관심을 바꿈
  @ 제1부 : 허무집(68년 문단데뷔 ~ 71년까지)
  @ 제2부 : 허무집 이후(73, 74년)
현 동아대 국문과 교수(1983년~현재)

젤빨강 02-09-14 19:51
 
  우와 같은 시인의 시를 좋아하는 우연이네요,
한 때, 떠나는 **잡지말고 오는 **말리지 말자, 라며 바꿔 부르던 때가 있었습니다.
꼭!!! 강은교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싶었는데 천성적인 게으름 때문에 꿈을 이루지 못했던 적이 있습니다.
각자 느낌은 다르지만 모처럼 잊고 지냈던 강은교님의 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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