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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2-08-20 17:38
분교생 이야기
 글쓴이 : 김화식
조회 : 1,688  


제 딸아이가 다니는 분교의 한 학생이야기입니다. 조선일보 기사를 퍼왔읍니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학생에 대한 담임선생님의 황당한 대우에 놀란 적이 있읍니다 (52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패밀리] 만화가 장차현실씨의 다운증후군 딸 키우기  (2002.08.19)
-▲사진설명 :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이쁘대요.”친구처럼 다정하게 지내는 장차현실씨와 은혜.만화 그리는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초등학교 5학년 딸의 꿈 역시 훌륭한 만화가가 되는 것이다

열세 살 은혜의 두 볼이 빨개졌다. 서울 거여동 다운센터에 도착할 때까지 쉼없이 재잘대던 입도 간데없다. 지용(15)이 때문이다. 다운센터 직업훈련생들 틈에 섞여 열심히 일하고 있는 중학생 소년. 뒤통수만으로도 용케 지용이를 찾아낸 은혜는 잠시 머뭇대더니 손에 들고 있던 젤리과자를 지용에게 던지고 냅다 도망을 친다. “우와아~” 작업장에 왁자하게 쏟아지는 웃음소리, 부끄러워 머리를 긁적이는 사춘기 소년. 그날로 세번째인 은혜와 지용의 데이트는 또 그렇게 시작됐다.

다운증후군 소년소녀의 깜찍한 만남은 만화가인 은혜 엄마 장차현실(38)씨 작품이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길 때잖아요. 서로 위해주며 얼마나 잘 노는지 모릅니다.”

여성들의 건강한 성을 다룬 만화 ‘색녀열전’을 펴낸 만화가 장씨는 페미니스트 운동가들에게 뿐 아니라,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도 꽤 유명하다. “아이들이 사춘기가 되면서 이성에게 호기심을 보이면 부모들은 더 당황하게 되죠. 하지만 부모가 나서서 건강한 교제를 도와주면 장애아들이 흔히 겪는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됩니다.”

1990년 겨울, 은혜가 태어났을 때만 해도 장씨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여겼다. 염색체 이상으로 신생아 1000명중 1명꼴로 태어난다는 다운증후군 아기. 아이가 태어난 뒤 가정불화도 심해져 남편과도 헤어졌다. 그나마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덕에 일러스트레이션을 그리는 것으로 호구책을 삼았다. 하지만 여자 혼자서 아이를, 그것도 장애아를 키우는 일은 버거웠다. 한달에 100만원에 이르는 특수교육 비용도 엄청나서 출산 2주 만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성치 않은 아이를 맘놓고 맡길 보육시설이 없어 등에 업고 직장을 전전하던 시절. 그런 와중에 희망을 보여준 것이 엉뚱하게도 ‘만화’다.

“다운증후군 자녀를 둔 부모들이 보는 회지에 ‘은혜의 하루’를 만화로 그렸어요. 아마추어 실력이었지만, 감동과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만화에 제가 먼저 푹 빠져들었지요.”

‘은혜의 하루’를 계기로 일러스트레이션에서 만화로 아예 본업을 바꿔버린 그는 잡지나 신문, 인터넷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은혜를 소재로 한 만화를 발표했다. 다운증후군을 앓는 소녀와 그림쟁이 엄마가 일상에서 겪는 소소한 이야기들. 그것은 장애라는 굴레 안에 갇혔던 은혜와 자신이 세상과 즐겁고 정직하게 소통하는 창구였다.

“삶의 중심이 은혜와 저니까, 어디에 나서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은혜와 시내를 함께 활보하고,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 당당하게 나서고, 틈 날 때마다 여행을 다닙니다. 아이도 자기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됐구요.”
 
1년 전 그는 은혜를 위해 서울을 떠났다. 새로 둥지를 튼 곳은 경기도 양평. 전교생 34명인 서종초등학교 정배분교 학생이 된 은혜는 예전보다 더 활발해졌다. 명랑하다 못해 개구지다. 수영은 물론 택견도 수준급. 가장 좋아하는 건 그림이다. 마당에 이젤을 세워놓고 빨랫줄에 널린 빨래와 개집과 화초를 그럴 듯하게 그린다. 장씨는 1주일에 한번 은혜네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만화 그리는 법을 가르쳐주고, 말괄량이 은혜랑 친해지는 법도 귀띔한다.

“요즘엔 엄마가 너무 바쁜 척을 해서 밉대요. 그러면서도 엄마를 자랑스러워해요. 저는 장애아 부모들이 아이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기 인생을 포기하다시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자기로 인해 부모가 더 열심히 살고 많이 웃고 행복해한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은혜로 인해 절망도 많이 하지만 그만큼 다시 일어서는 지혜와 뚝심을 기른다는 엄마. 사고가 단순해 미움과 원망의 마음도 금세 잊어버리는 아이 앞에 오히려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장씨는, “보통사람 절반의 수명이지만 아이들이 저 혼자 힘으로 장애를 딛고 행복한 삶을 꾸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리 부모들의 몫”이라고 말했다.

(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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