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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3-08 15:47
글쓴이 :
그리버
조회 :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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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이 제가 결혼한 지 20년되는 날입니다
제 딴에는 2월 28일 아침 집사람에게
- 일찍 들어오냐?
- 아니 . 끝나는데로 들어 온다
-그럼 조금 일찍 퇴근하겠다
근디 말일날 시원치 않은 직원 넘들 실적땜시 고래 고래 소리지르다가 보니
저녁 9시가 다 돼버렸읍니다
말일이라 늦겠다라고 하고는 직원넘 들 다독 거리다 보니 여전히 귀가시간이 새벽 3시입니다
(그래도 우유나 신문보다는 일찍 집에 들어갔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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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대망의 3월 1일
집사람이 간 밤에 왜 늦었는지 닥달하지 않기에 - 말일이라 이해 하는구나 - 하고
하루종일 낮잠자며 탱자 탱자 놀았는데
갑자기 오후에 전화가 연거퍼 울려대 며 집의 위치를 묻습니다
- 결혼 기념일이라 꽂바구니 배달 하려고 한다-
이때만 해도 저 넘의 꽂바구니가 왠수일 줄은 눈치 못챘읍니다
저녁에 집 사람이 - 덕분에 꽃도 받아 보네- 라는 말에 용감하게 긴장을 풀고 설겆이도 하고 청소도 열심히 했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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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딸아이가 잠자리에 든 고요한 밤 10시
왼손에 테레비 리모콘 오른손에 위성방송 리모콘을 쌍권총으로 들고 열심히 히히덕 거리면서 테레비 시청중인디
- 나 좀 보자 (오잉??왠??)
- 야기해라.코메디 프로 무쟈게 웃기네(이때 눈치챘어야 하는데)
- 테레비 꺼라. 한 게 뭐있냐?( 옴 마 나 --)
- 오랫만에 보니 재밌네.보면서 야기하자 (화다닥 리모콘 뺏긴 상태에서)
- 결혼20년에 망가지기만 했다.해 준게 뭐 있냐?
- 난 들 놀았냐? 새벽같이 나가 열심히 돈벌이 했다
- 남자란 다 그런거 한다 . 더 이상 못살겠다
아이에 대해 대책이 있느냐?
- 열심히 돈벌이 해야지 다른 방법이 있겠느냐?
- 당신처럼 무대책이 대책인 사람인줄 예전에 알았는데 실수했다
헤어지자.
- 그래? 그러면 헤어지자
잘 사세요 (아차 이 말은 하면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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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꽝 하면서 리모콘 하나가 거실 바닥에 팽개쳐 집니다.
이 넘을 줏어서 눌러보니 덜 부숴졌는지 작동이 됩니다
- 부수지 마라 . 테레비 못 본다(으이그 이때 왜 이랬는지 후회막급입니다)
또 꽝 하더니 조금 부숴진 리모콘을 완전히 패데기 칩니다
- 좋다 하나씩 부수자 (으이그 - 이 넘의 욱하는 승질땜시 )
하고는 다른 리모콘 하나를 훽- 하고 패대기 쳤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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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죽도록 얻어 터졌읍니다
그리고 밤새 충성 서약하고 간신히 사라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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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가 되면 남자는 바지 가랑이에 붙은 비에 젖은 낙엽이랍니다
떨어 뜨릴려고 다리를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는 - -
앞으로는 잘해서 남은 인생 무사하게 지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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